수도 다마스쿠스서 폭탄 테러로 14명 사망
정부군, '반군 소행'으로 규정해 보복 공격
반군 거점서도 13명 숨져... "아동 4명 포함"
시리아에서 폭탄 테러와 뒤이은 보복 공격으로 최소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도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국제사회는 11년째 이어지고 있는 내전 탓에 무고한 민간인 피해만 끝없이 불어나고 있다고 다시 한번 우려를 표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중심가에 있는 버스 환승 구역에서 폭탄 테러 공격이 발생해 14명이 숨졌다. 정부군 병력 수송 버스가 공격 타깃이 됐고,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현장에서 세 번째 폭탄도 발견됐으나, 당국에 의해 폭발 직전 해체됐다. 희생자 중 민간인도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후세인 주마 다마스쿠스 치안사령관은 시리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을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한 뒤, “테러 지점에 저지선을 설치하고, 추가 공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마스쿠스 일대는 충격에 빠졌다. 2018년 정부군이 도시 외곽의 반군 대부분을 소탕한 뒤, 다마스쿠스는 ‘시리아 내 안전지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국영 사나통신은 “2017년 3월 이슬람국가(IS)가 법무부 청사 앞에서 감행한 테러 공격에 31명이 희생된 사건 이후 최악의 테러”라고 전했다.
테러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반군 소행으로 판단, 사건 발생 1시간 만에 반군의 거점인 북서부 이들리브주(州)에 보복 공격을 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13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는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세이브더칠드런 등 국제구호단체들은 “사망자 중 4명은 등굣길에 변을 당한 어린이”라고 밝혔다. 한 주민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군의 포격 당시) 아이들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우리는 왜 공격을 당했는지, 그 이유도 모른다”며 분노를 표했다.
같은 날 요르단과의 국경 인근인 시리아 남부 미군 기지도 드론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리아 알탄프 기지의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있었지만,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국제기구들은 시리아 내전 때문에 민간인 피해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유니세프는 성명을 통해 “오늘의 폭력 사태는 시리아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킨다”며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이 11년째 지속되는 잔인한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의 6월 발표를 보면, 2011년 3월 시작된 시리아 내전으로 총 60만6,000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이중 25%(15만9,774명)가 민간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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