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게 어딨어…이탈리아 유명 작가팀의 유쾌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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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게 어딨어…이탈리아 유명 작가팀의 유쾌한 도발

입력
2021.10.21 16:20
수정
2021.10.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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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렛페이퍼: 더 스튜디오'전
현대카드 스토리지서 내년 2월 6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스토리지 지하 2층의 전시 모습. 이탈리아 출신 작가 그룹 토일렛페이퍼가 실제 일하는 공간을 재현한 것이다. 이들의 작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현대카드 제공


흰색, 검정색, 회색이 대세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만 보아도 한국은 무채색 투성이다. 그런 이 땅에 이탈리아 출신 작가 그룹 ‘토일렛페이퍼’의 전시 공간은 다양한 색으로 우리의 시각을 자극한다. 무난함 따위는 거부한다.

지난 8일 현대카드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운영 중인 전시 공간 ‘스토리지’에서 토일렛페이퍼의 전시가 개막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패션·광고계 사진작가인 피에르파올로 페라리가 모여 만든 토일렛페이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쉽게 쓰고 버리는 화장지처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업을 하는 팀이다.

토일렛페이퍼 멤버 중에서도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이슈 메이커로 유명하다. 지난 2016년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선보인 '미국(America)’이라는 제목의 황금 변기 설치작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과 부의 세습을 꼬집으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비싼 음식을 먹건, 싼 음식을 먹건 결과는 똑같이 변기로 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지하 2층 또 다른 공간의 전시 모습. 현대카드 제공


전시장에는 두 작가의 영감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본사 스튜디오를 재현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 행사인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다. 이들의 작업을 기반으로 한 각종 소품과 가구 등이 전시돼 있다. 색감의 자극을 받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 없는 적소가 되겠다. 전시장에서 만난 박효빈(28)씨는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데, 다채로운 색감의 작품들이 많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토일렛페이퍼 멤버 중 한 명인 마우리치오 카텔란. 한국일보 자료사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황금 변기 설치작 '미국'. 구겐하임미술관 홈페이지 캡처


반항적인 건 색뿐만이 아니다.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권위에 도전하고, 고정관념을 깨부순다. 사진 속 립스틱을 쥐고 있는 건 남성의 손이고, 양복 소매 부분에 삐죽 나와 있는 건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여성의 발이다. 햄버거 속에는 패티 대신 패티처럼 보이는 두꺼비가 들어가 있고, 빨래 건조대에는 세탁물이 아닌 얇게 썰린 고기 낱장이 널려 있다.

외설적이지만 특유의 위트로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도 많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구프람의 선인장 모양 옷걸이 옆에 두 개의 알을 설치하는 식이다. 한 여성이 옷 위에 스파게티 면을 쏟았는데 하필 그곳이라 눈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시를 담당한 홍남경 현대카드 팀장은 “작가들은 자신들이 제시하는 이미지를 통해 관객들의 닫힌 사고가 확장되기를 바란다”며 “반복적인 일상에 새로운 시각을 불러 일으킬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람은 멜론 티켓 또는 현대카드 DIVE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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