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대표
“자체 기술과 국내 부품으로 해외 업체보다 먼저 무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상용화에 나설 겁니다."
21일 ‘대구미래자동차엑스포(DIFA)’가 개최된 대구 엑스코(EXCO)에서 만난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대표의 목소리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된 무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서 신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미래 청사진에 대한 확신으로 들렸다.
a2z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자율주행 업계에선 뜨거운 스타트업이다. 2018년 7월 설립 이후 수십 개의 연구개발(R&D) 정부사업을 수행했고, 실증 도로주행도 16만㎞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카카오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로부터 160억 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이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 업계에선 가장 큰 투자 규모다.
회사의 가치가 인정된 만큼, 한 대표는 공격적인 경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2025년까지 무인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완료와 함께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게 첫 번째 달성 목표다. a2z에서 개발 중인 무인 모빌리티는 전기 배터리를 동력으로 한다. 운전석이 없는 완전 무인 박스카 형태로, 길이 3m의 소형, 5m의 중형 2가지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소형 플랫폼은 무인 배송용으로, 중형 플랫폼은 무인 셔틀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 대표가 이런 미래 비전을 구상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a2z의 주요 구성원들이 현대차와 만도 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에서 완성차 제작에 경험을 가진 베테랑으로 채워졌지만 중요한 파트너인 부품업계의 동참을 끌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 "처음엔 만나주지도 않았고 쫓겨나기 일쑤였어요. 삼고초려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국내 기술과 부품만으로 세계적인 모빌리티를 만들어보자고 정말 끈질기게 설득했죠. 그랬더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기 시작했습니다." 한 대표는 암담했던 시절을 이렇게 떠올렸다. 그 결과, a2z는 에스엘(SL), 평화발레오, 삼보모터스 등 국내 주요 부품업체들과 손을 잡게 됐다. 이 과정에선 한 대표가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연구원이었던 시절,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세계 최초의 ‘도심 야간 자율주행’을 성공시킨 경험 등도 도움이 됐다.
우군 확보에 성공한 한 대표는 현재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호출 서비스의 경우엔 카카오와, 배송 분야는 쿠팡, 마켓컬리, CJ대한통운 등 국내 물류 기업과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넘어야 할 경쟁사까지 염두에 둔 행보다. 무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의 경우엔 아마존이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에 인수한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나 ‘누로’ 등을 비롯한 쟁쟁한 경쟁사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한 대표에게도 구상한 전략은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의 경쟁 업체들이 선보인 무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의 경우 연구개발(R&D)를 목적으로 개발된 경우가 많다 보니, 법규를 충족하지 못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며 “a2z는 정부의 자율주행차 법규, 제도, 보험 등의 생성을 함께하면서도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안전기준에도 맞는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보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선 토종 스타트업에 대한 강한 자부심도 내비쳤다. 그는 "국내에서도 애플, 구글, 테슬라 같은 기업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어떤 기업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것이고, 국내 기술만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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