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태풍처럼 이름·등급 생긴다… 스페인 세비야의 세계 첫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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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도 태풍처럼 이름·등급 생긴다… 스페인 세비야의 세계 첫 실험

입력
2021.10.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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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미치는 영향 기준으로 등급화
경각심 고조·기후재난 신속 대응?목표

2018년 8월 1일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에서 관광객 두 명이 기온 49도가 표시된 온도계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스페인 남부 도시 세비야가 올여름 기승을 부린 기후재난 ‘폭염’에 이름을 붙이고 위험성 등급도 매기기로 했다. 기후변화로 나날이 맹위를 더해 가는 폭염 현상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다. 태풍이나 허리케인처럼 이름과 등급이 있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정보 공유와 신속한 대응, 정책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다. 전 세계 최초의 폭염 등급화 시도이기도 하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후안 에스파다스 세비야 시장은 전날 “폭염이 기후변화 탓에 점점 더 빈번해지고, 파괴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에스파다스 시장은 “각 지방정부는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해 온열 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시민들, 특히 취약계층을 위협하는 더위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비야가 폭염의 이름을 짓고, (등급을) 분류하는 세계 첫 도시가 된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각국의 다른 도시들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세비야 시당국은 스페인 기상청과 기후변화청, 비영리 연구기관 대서양협의회, 대학 두 곳과 협력해 내년부터 폭염 등급화 시스템 개발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분류 체계는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게 된 기상 전문가 라리 칼크슈타인은 “폭염 등급이 있으면 행정당국이 비상사태 및 재난 대응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표준 관행이 될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폭염은 태풍과 홍수, 폭설 등 여느 자연재해와는 달리,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는 기상 현상인 탓에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낳고 있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전 세계 기관 35곳이 참여하는 기후변화·보건 국제연구공동체 ‘랜싯카운트다운’이 지난해 12월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8년 한 해에만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폭염으로 숨진 사람은 30만 명에 달했다. 2014~2018년 같은 연령대의 연평균 폭염 사망자 수는 2000~2004년 대비 54%나 증가했다.

올여름에도 지구촌은 기록적 폭염으로 펄펄 끓었다. 북미 서부 지역의 경우, 열돔(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현상)에 갇히며 찜통 더위가 지속됐다. 예컨대 평년 여름 기온이 섭씨 20도 안팎이었던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에선 수은주가 49.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시라쿠사는 48.8도까지 치솟아 유럽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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