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설계한 애플실리콘 칩으로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형 노트북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은 '애플실리콘'에 대해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 인텔과 결별한 애플이 칩 시장에서 인텔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계 넘어섰다는 맥북 프로… 원천은 M1 신형칩
애플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온라인으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신형 맥북 프로를 발표했다. 애플은 과학자와 음악 프로듀서 등 전문가를 겨냥, 16인치와 14인치로 나온 이 제품에 대해 "노트북의 한계를 무너뜨렸다"고 자평했다.
자신감의 원천은 노트북에 달린 칩셋 'M1 프로'와 'M1 맥스'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칩셋으로,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시스템온칩(SoC) 형태다. 주력 제품인 프로 시리즈에 SoC 칩이 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지난해 향후 2년에 걸쳐 노트북에 들어가던 기존 인텔 칩을 자체 개발 칩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노트북용 칩인 M1을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맥북 에어처럼 보급형 노트북에만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텔의 의존도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애플은 이런 세간의 평을 비웃듯 1년도 안 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칩을 내놓고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군에 바로 적용했다. 중앙처리장치(CPU) 강자인 인텔 없이도 최고의 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애플에 따르면 첨단 공정으로 탄생한 M1 프로와 M1 맥스의 CPU 처리 속도는 M1보다 최대 70% 빠르고, 그래픽처리장치(GPU)는 M1보다 최대 4배가량 향상됐다. 특히 통합 메모리는 최대 64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애플 측은 이에 대해 "최신 노트북의 비디오 메모리가 16GB인 것에 비춰 보면 이전에는 전문가가 노트북으로 할 수 없던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선된 전력효율 덕분에 동영상 재생 시 배터리 지속시간은 14인치 제품은 최대 17시간으로, 16인치 모델은 최대 21시간으로 각각 늘었다. 이날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주문을 받는데, 한국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가격은 14인치형은 269만 원부터, 16인치형은 336만 원부터다.
폰·PC 만들던 애플… 칩 설계 시장에서도 보폭 확장
업계에선 이날 공개된 '맥북 프로'와 더불어 애플의 자체 설계 칩인 '애플 실리콘'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이 노트북용 칩 시장에서 독자적인 자생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동안 의존했던 인텔의 영향력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애플이 인텔 칩 기반의 맥북프로 13인치형과 16인치형을 단종시키면서 이런 분석에 힘도 실리고 있다.
애플의 등장은 기존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인텔이나 AMD에 적지 않은 충격파로 다가올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애플을 두고 "신형 칩 발표로 인텔과의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 역시 "신형 칩셋을 포함한 맥북 프로가 인텔과 AMD 기반의 경쟁 제품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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