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가계 신용위험도 석 달 만에 3배
은행들 "4분기 대출 더 힘들 것"
올 4분기(10~12월) 은행의 가계대출 문턱이 지금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된데다,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가계의 빚 상환 여력이 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은행들이 전보다 많아진 탓이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고 있어 가계가 체감하는 '대출 한파'는 당분간 더 강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국내은행의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18로 3분기(6)보다 크게 높아졌다. 은행권이 느끼는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석 달 만에 3배로 커진 것이다. 신용위험지수는 지수가 높을수록 "대출 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한 은행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5~28일, 국내은행 17곳을 포함한 203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에 은행들의 4분기 대출심사도 보다 깐깐해질 전망이다. 실제 대출태도지수는 가계 일반대출(-32)의 경우 직전 분기(-29)보다 크게 떨어졌고, 가계 주택대출(-15) 역시 전 분기(-35)에 이어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대출태도지수는 대출 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사들이 많을수록 마이너스 수치가 더 커진다.
한은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에 대출태도는 큰 폭의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내놓기로 한 상태다.
상호금융조합(농협, 새마을금고 등)을 비롯해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들의 '대출절벽'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4분기 비은행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지수는 모든 업권에서 직전 분기보다 많게는 2.5배 이상 지수가 높아졌다. 대출태도지수 역시 상호금융조합(-44)을 중심으로 직전 분기에 이어 일제히 마이너스를 이어가며 모든 업권에서 4분기 대출을 조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0→3)과 중소기업(24→21)의 신용위험도 역시 전 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 기대가, 중소기업은 정부의 만기연장 및 원리금상환유예 조치 등으로 인해 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태도는 직전 분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