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여 명 부켈레 대통령 정책에 항의
'대법관 무더기 해임' 조치 등도 비판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 거리에서 17일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등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산살바도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비트코인의 법정통화화를 포함해 최근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정책 행보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거부' 등이 적힌 팻말을 든 4,000여 명이 거리 행진을 하며 부켈레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엘살바도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독재자를 제거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고 부켈레와 닮은 인형을 불태우기도 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부켈레 행정부가 법을 존중하지 않아 우리는 권리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며 "(부켈레 대통령이) 손을 들면 모든 의원은 찬성한다. 존중받는 법도, 법 절차도 없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과 대법관 무더기 해임이 여론의 반발을 불렀다. 국민 10명 중 7명이 비트코인 법정통화 정책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으나 부켈레 대통령은 경제 진흥을 이유로 이를 강행했다. 지난 5월에는 자신의 재선 도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여당이 장악한 의회를 이용해 야권 성향의 대법관들을 해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도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난했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달 트위터 계정에 스스로를 '독재자'라고 칭하며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시위를 '실패'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도 더는 그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시위대도 알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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