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납치범죄 기승... 배후·이유 밝혀지지 않아
중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미국인 선교사 일행 최대 17명이 납치됐다. 납치 배후나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대통령 암살과 강진에 이은 정정 불안으로 아이티 치안이 혼란에 빠진 만큼, 원한 등 다른 이유가 아닌 몸값을 노린 범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아이티 치안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에서 온 선교사와 어린이 등 최대 17명이 전날 수도 포르토프랭스 고아원 인근에서 갱단에 의해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당국자들은 선교사들이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서 납치됐다고 덧붙였다.
아이티는 지난 7월 7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사저에서 암살당한 사건에 이어 8월에는 규모 7.2의 강진까지 겹치면서 2,200명 넘게 숨졌다. 현재 아이티는 모이즈 전 대통령이 숨지기 이틀 전 총리로 임명된 신경외과 의사 출신 아리엘 헨리가 사실상 통치하고 있지만 공권력 혼란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정정 불안은 범죄를 부르고 있다. 납치 범죄도 기승이다. AP통신은 아이티에서 올들어 8월까지 총 328명이 납치돼 2020년 한해 동안 납치됐던 238명 기록을 넘어섰다며 납치를 일삼는 아이티의 폭력조직들이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1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갱단이 포르토프랭스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추산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많은 미국인이 납치된 것은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납치 사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아이티 임무 9개월 연장을 의결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NYT는 “많은 아이티인들이 상황 안정을 위해 미군 파병을 요청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상군 투입을 꺼려 왔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이나 아이티 주재 미국 대사관은 납치 사건에 대한 NYT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국무부 대변인이 “우리는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추가로 제공할 것이 없다”며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복지와 안전은 국무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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