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호위함, 美 구축함 대만해협 통과
"美와 타국 동시 '항행 자유' 작전 이례적"
함정 12배나 많은 中, 캐나다에 십자포화
대만, 中 군용기 공세에 F-16도입 앞당겨
캐나다가 보유한 군함은 64척이다. 중국(777척)의 8%에 불과하다. 미국 글로벌파이어파워에 따르면 올해 종합 군사력 순위가 중국은 3위, 캐나다는 21위로 격차가 크다. 하지만 캐나다 함정이 대만해협에 나타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은 평소 거들떠보지 않던 캐나다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베이징대 싱크탱크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15일 트위터에 “미국 구축함과 캐나다 호위함이 대만해협 남쪽에서 북쪽으로 항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두 함정의 대만해협의 통과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반면 환구시보는 17일 “미국이 다른 나라 함정과 함께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 건 최근 수년간 없던 일”이라며 잔뜩 경계심을 드러냈다.
지난달 영국은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을 남중국해에 보내 인근 해상에서 미국, 일본 등과 연합훈련을 벌이며 중국을 자극했다. 다만 당시에도 대만해협만큼은 영국 호위함이 단독으로 통과했다. 중국이 이번 캐나다의 이례적 도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군 전문가 왕윈페이는 “캐나다의 호가호위”라고 깎아내렸지만, 이번에는 프랑스가 가세해 전자정찰선을 대만해협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대만해협에서 미국에 더해 서구 우방국과 연합작전이 빈번해진다면 ‘핵심이익’을 침해당한 중국으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은 공군력으로 맞섰다. 미국과 캐나다 함정이 대만해협을 지날 때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또다시 진입했다. 대만 ADIZ를 무력화한 건 올해 들어 172일째다. 중국사회과학원 쑨시후이 연구원은 “미국이나 여러 국가가 합세해 제 아무리 난동을 부려도 중국은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안정된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앞서 중국은 1~5일 사상 최대규모인 군용기 150대를 대만 ADIZ에 투입해 위협수위를 높였다.
대만은 중국의 공군력에 대응할 무기도입을 서두르며 반격에 나섰다. 대만 자유시보는 “F-16V 전투기 도입시기를 내년으로 1년 앞당기고 물량도 2대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은 당초 2023년부터 미국 F-16V 66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었다. 또 F-16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AGM-158 공대지미사일 100대를 구매하기 위한 예산 300억 대만달러(약 1조2,696억 원)를 배정해 미국과 협의를 시작했다. 대만이 370㎞ 떨어진 표적 타격이 가능한 AGM-158 도입을 지난 4월 추진하자 중국 전문가들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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