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닷컴 제공
"네이버에서 이마트 신세계 제품 산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과 네이버의 협업이 본격화됐다. 유통업계는 이들의 협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 공룡 간의 협업이 전쟁터나 다름없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판도를 바꿀 수 있어서다.
네이버에서 이마트 장본다
SSG닷컴과 네이버는 14일 오후 7시부터 '네이버 장보기'에 SSG닷컴이 입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에서 SSG닷컴과 이마트몰 상품이 검색되고, 구매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PB), 특가 행사 등 모든 상품을 네이버에도 동일하게 선보인다. 네이버 장보기 이용자는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와 이마트 P.P(집품 및 포장) 센터에서 제공되는 주간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N포인트 사용과 네이버페이 등 간편 결제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는 지난 3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맺은 '커머스 혈맹'의 신호탄이다. 오프라인 유통에 강한 신세계그룹과 국내 플랫폼 1위인 네이버는 2,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온·오프라인 협업을 공식화했다. 첫 협업은 이마트와 네이버가 지난 7월 시작한 '지역 명물 챌린지'였다. 네이버 오픈마켓에 참여하는 소상공인의 상품 중 일부를 이마트의 브랜드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네이버와 신세계의 시너지 기대 이상일 것"
업계는 두 회사의 시너지가 기대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통 유통강자인 신세계 이마트의 물류시스템과 플랫폼 1위 네이버의 협업이 가져올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 중심의 오픈마켓(스마트스토어)을 운영 중인데, 이번 협업을 통해 신세계 이마트의 신선식품 부문과 빠른 배송 등이 가능해져 소비자를 네이버에 더 머물게 하는 '록인(lock-in)효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 2021년 2분기 실적. 네이버 제공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물량 공세라면 네이버는 플랫폼 특유의 '가두리 양식'으로 소비자를 잡아두는 전략"이라며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들어 대기업·유명브랜드가 입점하는 브랜드스토어를 450여 개로 확대했는데, 서치플랫폼에서 커머스 기업으로 변화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실적 중 커머스 분야의 성장률(42.6%)이 5개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았다.
SSG닷컴은 네이버 장보기 입점을 통해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국내 e커머스 시장점유율 2위로 뛰어오르는 등 온라인 부문을 강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SSG닷컴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며 "정용진 부회장이 공언한 '360 에코시스템' '4년간 1조 원 이상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 투자' 등과 맞물려 신세계그룹의 체질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시에 있는 SSG닷컴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 SSG닷컴 제공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 협업분야 넓어질 듯

그래픽=송정근 기자
두 기업의 협업 분야는 패션, 뷰티, 백화점 상품 등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신세계·이마트와의 협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선식품과 의류, 명품"이라며 "신선식품 장보기 부문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고 나머지 부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커머스 업계는 긴장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에 들어가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제품을 살 수 있고, 11번가를 통해서 아마존 제품을 보게 되는 등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무한경쟁인 e커머스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을 것 같은데, 경쟁사인 쿠팡과 롯데의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