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한다고 속여
전파진흥원으로부터 1060억원 편취?
재판부 "책임 가볍지 않아" 중형 선고
금융정의연대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책임 방기한 금융당국과 금융사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에서 핵심 브로커 역할을 했던 옵티머스대체투자 전 대표 정영제씨에게 1심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정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2억7,400여만 원도 함께 명령했다.
정씨는 2017년 6월~2018년 3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과 공모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전파진흥원 관계자를 속여 13차례에 걸쳐 1,060억 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됐다. 그 과정에서 전파진흥원 관계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옵티머스 설계자로 알려진 유모씨에게 15차례에 걸쳐 1억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고 안정적 수익률이 보장된다고 설득했지만 실제로는 (투자금은) 사모사채 등에 투자됐다"며 "피고인은 이러한 구조를 알고도 전파진흥원으로부터 투자를 유치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파진흥원은 투자한 자금 모두를 상환 받아 법적으로 보면 피해가 회복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나, 이는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돌려막기한 것"이라며 "피해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전가돼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다만 유씨로부터 청탁 명목의 자금을 받아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금액이 청탁 명목이었는지에 대해서 유죄로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핵심 증거인 유씨 진술도 수사 초기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달라지고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