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태현이 작품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주연의 무게를 여실히 느꼈기 때문일까. 그의 목표는 오로지 '흥행'이다.
13일 차태현은 본지와 KBS2 '경찰수업'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데뷔 26년차에 대한 소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온몸 다 바쳐 범인을 때려잡는 형사와 똑똑한 머리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해커 출신 범죄자 학생이 경찰대학교에서 교수와 제자의 신분으로 만나 공조 수사를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방송 내내 경찰대학교에서 펼쳐지는 교수와 학생들의 흥미진진한 공조 수사 스토리, 다채로운 시너지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차태현은 먼저 '경찰수업'을 떠나보내는 소감에 대해 "드라마를 했던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확 와닿는다. 예전과 달리 기본 제작 기간이 6개월이 되는 환경이다. 새롭기도 하고 아직 적응을 하는 단계다. '경찰수업' 팀과 함께 6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정도 많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 너무 기쁜 마음이 크다. 많은 친구들을 알게 됐다"며 의미를 되새겼다.
차태현은 극중 캐릭터가 가진 매력과 특징을 차지게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뛰고 구르는 온몸 열연은 물론, 거침없는 입담으로 유쾌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베테랑 형사의 면모를 그렸다. 아울러 교수로서 멘토 역할까지 도맡아야 했다.
연기 비결은 대본과 연습
이에 대해 차태현은 "대본에 쓰인 대로 분석했다. 제가 교수라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경찰수업'을 선택했다. 혼자 그림을 그리면서 교수에 대한 부분을 그럴듯하게 연구했다"면서 "아무래도 교수라는 역할이 처음이라 제 스스로 어색했다. 결국 연습을 많이 하는 것밖에 없다. 강의를 하다 보니까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나왔다. (연기적으로 소화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차태현은 캐릭터를 표현할 때 의도적으로 말투를 바꾸진 않는 편이다. 그저 전체적인 그림, 대본에 충실히 임한다. 다만 직업별로 세심한 디테일을 넣는다. 그는 형사일 땐 좀 더 과감한 연기를 했고, 교수로는 신뢰감을 보일 수 있는 연기를 했다.
특히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지 판단한 후에 결정한다. 처음부터 소화하지 못할 것 같으면 작품을 거절하는 편이란다. 미리 그런 고민을 거친 후에 들어가는 작품들인 만큼 촬영 기간 동안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은 크지 않았다.
그는 "제 캐릭터보다 전체적인 재미와 감동을 위주로 본다. 제게 괜찮게 느껴지면 출연 결정을 한다. 작품을 할 때 개인적으로 받는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작품이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게 중요하다. '경찰수업'이 본전 이상을 충분히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그거면 됐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느덧 데뷔 26년차, 후배들 보며 세월의 흐름 느끼기도…
함께 호흡한 진영 정수정과는 어떻게 지냈을까. 이를 두고 차태현은 "세월의 흐름을 많이 느낀다"고 말문을 열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직 청춘이지 않냐는 기자의 너스레 섞인 질문에 "'아직 청춘'이라고 어필하고 싶지 않다. 이미 너무 힘들다. 몸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밤을 못 샌다. 이제 맛이 갔다.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도 안 한다"고 유쾌하게 답한 차태현이다.
그러면서 차태현은 "촬영장에서 또래 배우들끼리 얼마나 친하냐에 따라 담기는 그림이 달라진다. 촬영장에서 정수정과 진영이 너무 잘 지냈다. 진영이랑 수정이는 너무 훌륭한 배우이자 더 좋은 작품을 할 친구들이다. 세대교체의 한 축을 맡을 것"이라면서 "그 친구들끼리 재밌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세월을 느낀다. 저는 그 친구들이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선배가 됐으면 한다"고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표했다.
실제로는 조언 아닌 대화 나누는 선배
후배들과 함께 있는 차태현은 어떤 선배일까. 이를 두고 "저희 와이프가 항상 밖에 나가서 가만히 있으라더라. 저도 공감한다. 말을 많이 안 해야 한다. 어느덧 제 위의 연차가 많지 않다. 촬영장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 더욱 늘어났다. 후배들에겐 최대한 어렵지 않은 선배가 되길 바란다"며 "하지만 후배들이 실제로 조언을 구하진 않는다. 조인성이나 같이 연기하는 동생들과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편"이라 답했다.
차태현은 인터뷰 내내 작품과 관련된 개인적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작을 거쳤지만 아직도 작품 시청률, 흥행 등이 부담으로 작용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항상 시청률이나 흥행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부담이 없다는 건 너무 초월한 것 아니냐. 영화 드라마 예능 모두의 목표는 본전 그 이상이다. 시청률이 안되거나 흥행이 안되면 너무 괴롭다. 항상 일희일비한다. 잘 될 땐 좋아하고 안 되면 괴로워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의외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본전 이상을 한 작품이 많긴 하다. 하지만 항상 망한 작품이 각별하다. 항상 흥행이 안 된 작품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 아픈 손가락이다. 그 작품을 했던 분들과 다시 해서 꼭 성공하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사실 차태현을 떠올렸을 때 예능을 빼놓을 순 없다. 최근 tvN '어쩌다 사장'부터 과거 KBS2 '1박2일'까지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로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배우와 예능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배우들이 예능을 얘기했을 때 저는 적극 찬성한다. 예능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겪지 못했던 경험을 할 수 있다.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험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추천하는 이유를 밝혔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통해 각성, 과거 돌아보는 편
차태현은 요즘은 서바이벌 예능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경찰수업'을 보다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채널을 돌린다. 마음 같아선 처음부터 돌리고 싶었다. 월요일은 반대로 JTBC '슈퍼밴드'를 보다가 '경찰수업'을 봤다. 도의상 '경찰수업'을 켰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요소가 다 있다. 재미와 드라마, 감동이 다 있다. 드라마도 저렇게는 못 쓴다. 출연진의 노력도 너무 보인다. 그들 하나하나의 드라마가 있다. 예전에 데뷔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과 '나는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한다. 굉장히 많은 각성을 준다"고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했다.
평소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꽤 많이 돌아본다는 차태현은 "집에 트로피들이 참 많더라. 가수도 하고 예능도 하고 영화도 했다. 참 많은 일을 했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당연히 지금도 그때도 후회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 한다. 그때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옛날로 돌아가서 저 정도로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더 이상은 못할 것 같다"면서 겸손한 태도로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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