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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모·여동생 돌보며 흙집 살던 16세 소년, 새 보금자리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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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모·여동생 돌보며 흙집 살던 16세 소년, 새 보금자리 생겼다

입력
2021.10.13 13:20
수정
2021.10.13 13:3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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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지역사회단체 힘 모아 지은 '꿈자람하우스' 1호 입주

지난 9일 열린 꿈자람하우스 1호 입주식. 천안시 제공

지난 9일 열린 꿈자람하우스 1호 입주식. 천안시 제공


“사회복지사가 되어 저희와 같은 처지의 많은 사람에게 몇 배로 갚겠습니다”

붕괴위험이 높은 오래된 흙 집에서 97세 고령의 증조할머니와 함께 살던 충남 천안의 우모(16)군 남매에게 희망을 꿈꾸는 새 보금자리가 생겼다.

지난 9일 천안시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남지역본부, 한국해비타트충남세종지회, 천안시자원봉사센터, 달빛사랑봉사단 등은 우군 남매에게 새로 지은 집을 선물했다.

새집은 천안시와 사회단체가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아동가구를 발굴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꿈자람하우스’ 사업으로 지은 집이다.

올해 충남 최초로 아동주거권 보장사업 제1호 대상자로 선정된 남매는 붕괴위험과 먼지가 날리던 흙 집에서 방 3개의 면적 73㎡의 새 집에 입주했다.

중학교에 다니는 연년생의 남매는 우군이 여섯 살 무렵 아버지가 사망하자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러나 할머니의 보살핌도 길지 않았다.

6년전 10살 되던 해에 할머니마저 건강이 나빠져 요양원에 입소해 증조할머니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당시 거동조차 쉽지 않았던 91세의 증조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세 가족은 형편은 어려웠지만 행복했다.

예전 집과 새 집 주방 모습. 우군 남매(왼쪽)와 박상돈(오른쪽) 시장이 주방을 살펴보고 있다. 천안시 제공

예전 집과 새 집 주방 모습. 우군 남매(왼쪽)와 박상돈(오른쪽) 시장이 주방을 살펴보고 있다. 천안시 제공


하지만 세 식구가 살던 흙 집은 처마와 벽에 금이 가 붕괴위험으로 늘 불안했다. 집안 한 켠에 욕실이 있었지만 바가지에 물을 담아 쓰는 일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 자신의 처지에 비관에 빠질 수 있었지만 긍정적인 성격의 남매는 증조할머니의 불편한 이동을 먼저 걱정했다. 97세 고령으로 무릎의 상태가 부실한 증조할머니가 계단을 지나 다녀야 하는 외부 화장실이 늘 마음에 걸렸다.

어린 남매는 화장실만이라도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마땅한 수입원이 없어 보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안타까운 사연은 주거 취약계층 아동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던 천안시에 전해졌다.

선뜻 나선 천안시와 사회단체는 남매에게 새집을 전해주기 위해 한국해비타트충남세종지회의 도움을 받아 3개월의 공사 끝에 '꿈자람 하우스'를 선물했다.

박상돈 시장은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원으로 사랑과 정성이 깃든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과 아이가 행복한 천안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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