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 38%가 소매·외식·숙박업계 종사
계속되는 구인난에 재취업 자신감 상승
코로나 탓 '원격 근무' 업종으로 이직 원해
올해 8월 미국의 퇴직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무려 427만 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호조에 따른 일자리 증가 및 구인난 지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재확산 등이 노동자의 자발적 퇴사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는 427만 명으로 집계됐다. 퇴직률도 2.9%에 달했다. 2000년 12월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퇴직자 수와 퇴직률 모두 사상 최고치다.
직장을 그만둔 노동자가 급증한 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들어 노동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재취업이 용이해졌고 퇴사의 위험 부담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경제학 싱크탱크 인디드의 닉 벙커 연구원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퇴직률이 높아졌다는 건 노동자들이 예전보다 재취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라며 “노동 수요 증가에 따라 사람들도 (직장을 옮길) 기회만 포착하면 퇴사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역대급 구인난 탓에 ‘현재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더 나은 회사로 손쉽게 이직할 수 있다’는 심리가 퍼져 있다는 얘기다.
델타 변이 확산도 퇴직자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미국 구직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20%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원격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8월에도 소매·외식 분야 등 대면 업무 필수 업종에서 퇴사 현상이 두드러졌다. 식당 또는 호텔에서 89만2,000명이 직장을 떠났고, 소매업계에서는 72만1,000명이 퇴직했다. 8월 전체 퇴사자의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경기가 완전히 살아난 만큼, 기업들의 인력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8월 구인 건수는 1,044만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인 7월(1,110만 건)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3개월 연속 1,000만 건을 넘어섰다. 미국 금융시장 연구기관 ‘Fwdbonds’의 수석 경제학자 크리스 럽키는 미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황소(Bull)처럼 튼튼해 엄청난 수의 고용이 계속 창출되고 있다”며 구인난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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