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산품 마스크 관리 실태 발표
판매량 상위 15개 중 11개 성능 미달
"코로나19 바이러스 99.9% 사멸, 유해 물질 차단"
마스크 판매량 15위권에 드는 국내 마스크 생산업체인 A사가 자사 제품에 내건 광고문구다. B사도 "강력한 산화 작용으로 바이러스 세균 1분 내 사멸"이라며 자사 제품의 방역 효과를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 업체들의 광고 중 상당수는 '허위'인 것으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드러났다.
12일 '생활화학제품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4월 기준 광고되고 있던 126개 공산품 마스크 제품 중 판매량 상위 15개 제품을 생활화학제품 평가기관에 성능 실험을 의뢰했다. 그 결과 15개 제품 중 11개 제품의 분진포집효율이 9~77%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보건용 마스크(KF80 기준 80%)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감사원은 '부직포 필터'를 사용한 4개 제품에 대한 실험도 의뢰했다. 이들은 모두 "바이러스를 99.9% 사멸시킨다"고 광고한 제품들이었다. 그러나 1개를 제외한 3개 제품에서 분진포집효율이 6~26%로 비말 차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비말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제품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마스크로 홍보되며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셈이다.
감사원은 국가표준기술원(국표원)이 지난해 허위 KC마크(안전기준 적합 확인 표시)로 의심되는 제품에 대한 실태조사·점검을 실시하고도 개선 명령 등 필요한 행정처분 조치를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과장 광고하고 있는 마스크에 대해 약사법 위반 여부 조사 등 적정 조치를 하지 않았다. 공산품 마스크가 전기생활용품안전법에 따라 국표원이 관리하는 물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선 허위 광고를 구분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관리당국이 허위 광고 여부를 판단해 광고 중단이나 효과 개선 조치 등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식약처장에게 보건용 마스크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공산품 마스크가 판매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며 "약사법 위반 여부도 조사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인터넷 광고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 필요성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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