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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름값 7년 만에 최고...에너지 대란에 경기 침체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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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름값 7년 만에 최고...에너지 대란에 경기 침체 경고등 켜졌다

입력
2021.10.12 17:0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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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 1갤런 3.27달러...2014년 이후 최고
원유 가격도 겨울 이후 1배럴 100달러 넘을 듯
"인플레이션, 가계 재정 부담, 바이든 인기 하락"

미국 미주리주 캔사스시티 인근 유정. 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캔사스시티 인근 유정. AP 연합뉴스


전 세계 에너지 대란 속 미국 기름값도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유가 기준인 서부텍사스원유와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공급 부족에 유럽 에너지 대란까지 겹쳐 상황은 악화일로다.

11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협회(AAA) 집계 기준 미국 전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1갤런(3.78L)당 3.27달러(1L당 1,038원)를 기록했다.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휘발유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4월(갤런당 1.77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휘발유 가격 급등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날보다 1.5%(1.17달러) 오른 배럴(42갤런)당 80.52달러를 기록한 여파다. 미국산 원유 가격이 80달러 선을 돌파한 것 역시 2014년이 마지막이다. 올해 들어 WTI 가격은 65% 이상 급등했다. 여기에 천연가스와 난방용 기름 가격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올해 겨울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은 4ㆍ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9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추운 겨울이 하루 50만 배럴의 기름 수요를 늘려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10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령 여행하고 연료를 소비하는 사람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에너지 회사들의 신규 공급 투자 감소가 유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많은 분석가들이 예측한다”고 전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미 CNN은 “높은 기름값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미국 가계예산에 부담을 주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유가 인상에 따른 연쇄 물가 상승에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때문에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공급망 병목현상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해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을 예정이다.

미국 내에서는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한 전략비축유(SPR) 방출도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 미국이 멕시코만 인근에 보유 중인 SPR은 6억1,780만 배럴에 이른다. SPR이 실제로 시장에 풀릴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나오는 강경 대응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에 원유 증산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OPEC+는 지난 4일 산유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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