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 중환자실 입원
8~9일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여당 패배
차기 총리 지명권자 대통령 입원으로 정치 위기 가중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총선 직후인 10일(현지시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지병 악화에 따른 입원이라고 밝혔지만 전날 총선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CNN등에 따르면 이날 제만 대통령은 프라하 외곽의 대통령 별장에서 중앙군사병원으로 이송된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미로슬라프 자보랄 대통령 주치의는 “제만 대통령이 만성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입원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77세인 제만 대통령은 몇 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평소에도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8일간 입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만 대통령이 전날 치러진 총선 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입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8~9일 치러진 체코 총선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이끄는 긍정당(ANO)은 근소한 차로 ‘함께(SPOLU) 연합’에 다수당 자리를 내줬다. 이에 따라 바비시 총리는 집권 3년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 때문에 차기 총리 지명권이 있는 제만 대통령이 입원으로 새 연립내각 구성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영국 가디언은 “차기 총리 임명권자인 제만 대통령은 바비시 총리의 강력한 후원자였다”며 “제만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따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리 교체와 대통령 입원으로 체코의 정치적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 피흐 뉴욕대 정치학 교수는 “대통령 측이 이런 위기 상황을 준비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라며 “체코가 정치적 혼란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체코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유고 시 하원이 총리를 지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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