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탈북한 北 정찰총국 대좌 BBC 인터뷰
"1990년대 북한 공작원 청와대 5~6년간 근무"
"북한 내 해커 6,000여 명 한국 정보 수집"
"천안함·연평도 포격사건은 김정은 작품"
국정원 "北 공작원 청와대 잠입은 사실무근" 반박
북한 공작원들이 청와대에 잠입해 5~6년간 근무했다는 고위급 탈북자의 증언이 나왔다. 그는 2010년 천안함ㆍ연평도 포격 사건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B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30년간 북한 첩보기관에서 근무한 탈북민 김국송(가명)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북한 공작원들의 한국 내 잠입 실태와 북한의 천안함 피격 등에 대해 소상하게 밝혔다. 그는 2014년 탈북해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국정원 산하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그가 폭로한 내용을 모두 검증하진 못했지만 그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일부 주장들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정찰총국에서 5년간 대좌(한국의 대령)로 근무했다는 김씨는 대남 대응 전략 개발을 맡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공작원들이 남한의 주요 기관뿐 아니라 각계 사회 조직에 침투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라며 “1990년대 초 자신이 직접 파견한 공작원들이 청와대에서 5~6년간 근무한 뒤 무사히 복귀한 사례도 있다”고 폭로했다. 90년대 초반이라면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이다.
김씨는 최근 북한에서는 공작원보다는 사이버 기술을 이용해 한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1980년대부터 사이버 전쟁을 준비해왔다”라며 “숙련된 해커 6,000명으로 구성된 조직이 한국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락소 414가 이들 해커를 관리하는 조직이며, 최고지도자가 직접 전화로 연결된 유일한 연락소라고 주장했다.
2010년 천안함ㆍ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서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했다. 그는 “직접 (천안함·연평도) 작전에 관여한 적은 없지만 정찰총국 내부에서는 다들 (북한 소행으로) 그렇게 알고 있다”며 “반드시 김정은의 특별 지시에 의해 공작되고 이행된 군사작품이자 성과”라고 했다.
최고지도자를 위한 ‘혁명 기금’ 조성 명목으로 불법 마약 생산과 무기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김씨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혁명 기금’을 조성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며 “세 명의 외국인을 북한으로 데려와서 생산기지를 만들고 마약을 생산해 김정일 혁명 자금으로 바쳤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이란 등에 불법 무기를 판매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특수소형잠수함, 반잠수함 등을 최첨단 수준으로 만든다”라며 “이란 총참모장을 북한으로 불러 판매할 정도였다”고 했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등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그는 “우리가 재차 인식해야 할 것은 북한은 지금까지 0.01%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자신의 탈북 배경과 관련해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2011년 집권 후 본인의 숙부인 장성택을 포함해 위협 요소로 여긴 사람들을 숙청했다”면서 “나도 신변의 위험을 느껴 한국으로 도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동포들을 독재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키고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인터뷰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국가정보원은 "탈북민 신상 및 주장에 대해 확인해 드릴 내용이 없다"면서도 "다만 '90년대 초 청와대 5~6년 근무' 관련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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