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신세계인터 등… 패션업계, 화장품 론칭
중국 등 해외 공략… '브랜드 파워' 강화가 관건
'후'·'설화수' 등 기존 브랜드도 고가 전략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고전 중인 국내 패션 업계가 최근 들어 이종사업인 화장품 분야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특히 중저가 브랜드로 접근성을 높이면서 진입했던 패션업계의 과거 사례와 달리 100만 원대 초고가 전략으로 참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중국 시장 잡아라… 초고가 화장품 선보인 패션업계
한섬이 지난 8월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의 주요 상품 가격은 20만~50만 원대로, 대표상품인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50mL)은 125만 원에 달한다. 지난 3월 출시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뽀아레'의 경우 세럼은 22만~68만 원, 크림은 25만5,000~72만 원대에 각각 판매한다.
이 상품의 목적지엔 중국도 포함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전체 소비시장이 위축된 와중에도 온라인상에서 중국 화장품 시장은 여전히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9년 기준, 1인당 화장품 소비 금액이 연 50달러 수준으로 300달러인 선진국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北京)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소비시장은 전년 대비 9.5% 성장한 3,400억 위안(약 57조8,000억 원)에 달했다. 화장품 수입금액은 2015년부터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한섬은 빠른 시일 내에 중국 법인인 한섬상해에서 오에라를 중국에 선보일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7월부터 또 다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스위스퍼펙션'을 럭셔리 전문 온라인몰과 5성급 호텔, 면세점 등으로 입점 확대하고 있다. 뽀아레는 중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후·설화수 10년 걸렸는데… 고가 전략 통할까
다만, 해외시장 공략의 성공에 앞서 주어진 과제는 역시 국내 시장의 안착에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실적 등으로 백그라운드를 쌓은 이후, 장기간 동안 고도의 마케팅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진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후, 설화수와 같은 국내 럭셔리 브랜드도 중국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10년은 걸렸다"며 "해외 소비자가 신생 업체들을 유명 럭셔리 브랜드로 인지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시장에선 현지 브랜드가 급성장 중이다 보니, 신생 브랜드의 경우엔 일본이나 프랑스 등 해외 글로벌 브랜드와 토종업체를 동시 대응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당장 중저가 마케팅으로 나선 현지 브랜드가 향후 명품 전략으로 전환할 경우, 중국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기존 화장품 업계도 고가 전략에 힘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고가 전략으로 중국 매출을 키웠는데, 향후엔 고가 제품들이 현지 시장에 쏟아질 게 뻔해서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후'의 고가 라인인 '환유'에서 로션 제품 구성을 추가하는 식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설화수'의 '자음생' '진설' 등 고가 라인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태세다.
기능성 화장품인 더마 코스메틱 분야도 강화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더마 코스메틱 관련 계열사인 에스트라와 합병했다. 에스트라는 2017년 중국 제약사와 협업해 현지에도 진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더마 코스메틱은 국내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져 국내 시장을 잡고 난 후 중국, 미국 사업을 확장하는 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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