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분쟁 인도, 중국 여론전 가열]
인도 "국경 넘은 중국군 억류했다 풀어줘"
中 "왜곡과 노이즈마케팅 중단하라" 반박
웨이보, 갈완계곡 충돌 미공개 사진 유포?
인도의 '항중 드라마' 제작 놓고도 신경전
지난해 국경 유혈충돌로 관계가 험악한 인도와 중국이 다시 붙었다. 인도가 “국경을 넘은 중국군을 억류했다가 풀어줬다”고 주장하자 중국은 얻어터진 인도군 포로들의 굴욕적인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며 맞섰다. 석 달 만에 재개된 양국 군단장급 군사회담은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났다.
인도가 먼저 불을 지폈다. 8일 뉴스-18 등 인도 매체들은 “지난달 28일 티베트 남부 국경지역에서 약 200명의 중국군이 인도 영토로 넘어와 토치카(전투용 진지)를 파괴하려다 일부가 억류됐다”면서 “양국 현지 지휘관의 교섭에 따라 석방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경이 확정되지 않아 중국군의 침범이 잇따르고 있지만 인도는 절차에 따라 단호히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가 중국에 아량을 베풀었다는 뉘앙스다.
중국이 바로 반박에 나섰다. 해당지역을 관할하는 중국 서부전구는 9일 “장병들이 둥장지역을 정기 순찰하던 중 인도군이 길을 막았지만 완강히 거부하며 임무를 완수했다”며 “인도는 의도적 도발과 왜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인민해방군도 10일 “국경문제를 조작하는 노이즈마케팅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포퓰리즘을 자극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춰 중국 웨이보에는 지난해 6월 갈완계곡 충돌 당시 미공개 사진이 퍼졌다. 무장 해제된 수십 명의 인도군이 포로로 잡혀 중국군의 감시하에 줄을 맞춰 끌려가는 장면이다. 머리에 붕대를 감거나 얼굴을 두들겨 맞아 멍이 든 처참한 인도군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당시 총 대신 몽둥이를 든 양국군 600여 명이 육탄전으로 맞붙어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숨졌다. 인도 매체와 네티즌은 “모두 가짜 사진”이라며 “인도 정부도 중국 포로들의 비참한 몰골들을 즉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양국 네티즌은 드라마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인도는 갈완계곡 사건을 다룬 항중(抗中) 드라마를 제작하며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다. 일부 공개된 영상 속 인도군은 처음에는 밀리다가 불굴의 의지로 중국군의 공격을 이겨낸 용맹한 전사로 그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이 입은 인민해방군 군복조차 엉터리”라고 비아냥댔다.
양국은 국경 충돌 이후 16개월째 국경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10일 열린 13차 군단장급 회담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중국 서부전구는 11일 새벽 공식계정에 “인도 측이 여전히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요구를 고수해 협상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중국의 결연한 의지가 확고하니 인도는 형세를 오판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중국 전문가들도 가세했다. 첸펑 칭화대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인도는 지난해 충돌 이후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했고,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자오간청 연구원은 “인도는 자국 군대가 중국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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