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소리가 생활소음인 확성기 기준 초과
열대야, 야간 조명 등 환경 요인이 울음소리 영향
서식 환경 변화, 녹지 공간, 친환경 조명 등 대책 마련
지난여름 많은 이들이 매미 소리에 밤잠을 설쳤다. 열섬 현상에 따른 열대야에 매미가 밤낮을 가려 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분석이 있었지만, 유난히 시끄러웠던 배경에는 밝은 조명도 한몫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9월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와 상업 시설, 도시공원 등 5개 지점에서 소음 조사를 진행한 결과, 매미 울음소리가 생활소음 규제 기준인 확성기 소리(60~65dB)를 넘을 정도로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미 소리는 도시 열섬효과 영향을 받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열대야 기간에 더욱 컸다. 비열대야 기간에 비해 소음도가 8~10% 높았다. 반면 녹지가 풍부하고 기온이 낮은 도시공원에서는 매미 소음도가 낮았다.
연구원은 또 밝은 야간 조명이 매미 울음소리를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야간 조명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밝은 곳에서는 참매미 떼가 '합창'을 하기도 했다"며 "또 주로 낮에 우는 말매미도 (밝은 곳에선) 3~4시간 더 길게 운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소음 공해로까지 치닫고 있는 매미 소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양버즘나무와 벚나무 등 활엽수를 침엽수인 잣·전·소나무나 과실수로 교체하거나 혼용 식재할 경우 조류, 청솔모 등 매미의 천적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매미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밝은 야간 조명을 친환경 조명으로 교체하고, 조도를 낮추면 매미 울음소리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기후변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특정 매미의 개체수가 증가해 시민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녹지 공간 확충 등 시민과 곤충이 자연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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