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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핵기술 전수' 파키스탄 과학자 칸 박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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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핵기술 전수' 파키스탄 과학자 칸 박사 사망

입력
2021.10.10 15:21
수정
2021.10.10 17:4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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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폐질환 악화... 병원 이송 후 숨져
'파키스탄 핵 개발 아버지'로 국민적 영웅 추앙
서방선 "北·이란 등에 핵기술 판 악당" 평가도

10일 별세한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 박사. 2014년 2월 이슬라마바드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AP 연합뉴스

10일 별세한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 박사. 2014년 2월 이슬라마바드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AP 연합뉴스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이자 1990년대 북한에도 핵기술을 전수한 인물로 유명한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이 사망했다. 향년 85세.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칸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폐손상 등 합병증으로 이날 오전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 파키스탄 국영 PTV는 “폐질환을 앓다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KRL 병원에 이송된 후 별세했다”고 전했다. 칸 박사는 올해 8월에 코로나19 증세로 같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가 몇 주 전 귀가했으나, 이번에 다시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 박사는 1990년대 북한과의 핵·미사일 기술 협력 과정에 참여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북한 방문 횟수도 10회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2월 파키스탄 TV를 통해 “북한과 이란, 리비아 등에 원심분리기와 관련 기술을 판매했다”고 고백해 가택연금 조치를 받았다. 이후 해당 발언을 취소해 2009년 가택연금이 해제되긴 했으나, 외출 시 당국자와 동반해야 하는 등 활동에 많은 제약이 가해졌다.

인도 출신이지만 10대 후반 시절 파키스탄으로 이주한 칸 박사는 고국에서 파키스탄을 ‘최초의 핵 보유 이슬람 국가’로 만든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파키스탄은 1974년 앙숙인 인도가 핵실험을 단행하자, 그를 책임자로 내세워 핵 개발에 착수했고 1998년 5월 핵무기 실험에 성공했다. 천연우라늄을 가스로 변환, 이를 원심분리기에 주입해 핵폭탄 제조에 필수적인 농축 우라늄-235를 분리 추출하는 방식이 그가 개발한 핵기술이다.

아리프 알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매우 슬프다. 그는 우리가 국가 방위를 위한 핵 억지력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국가는 그의 공로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다만 북한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에 핵기술을 팔아넘겼다는 점에서, 미국 등 서방 진영에선 ‘악당’으로 인식되는 등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기도 한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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