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라인 위주 12개국 22편 상영?
인간중심주의 비판, 인간과 동물의 관계성 주목
비인간동물의 삶에 집중하는 최신 영화를 포함,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여주는 영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제가 열린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는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9일간 제4회 '카라동물영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12개국 22편 영화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상영한다.
올해 카라동물영화제의 슬로건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다. 이는 니체의 책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Menschliches, Allzumenschliches)에서 차용했다는 게 카라 측의 설명이다. 카라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인간의 인식과 윤리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 문제의 돌파구를 모색했던 니체처럼, 현대사회에 만연한 인간중심적인 동물관련 윤리를 살펴보고 성찰할 영화를 선정했다.
카라는 "이번 영화제는 인간중심적인 사고와 인간사회에 대해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라며 "동물을 해치는 관습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동물을 먹는 것이 왜 비윤리적이 되었는지, 동물을 보호하는 활동마저도 인간중심적이지는 않은지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상영작들은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 상영된다. 첫 번째 섹션 '동물, 쟁점'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라는 이번 영화제의 주제를 깊게 파고드는 영화 6편을 소개한다. 인간이 동물과 맺는 관계의 비대칭성을 탐구한 독일 다큐멘터리 '동물들', 30년 전 동물 감수성과 현 상황을 비교해볼 수 있는 프레드릭 와이즈만의 1993년 연출작 '동물원', 인간의 구술사와 반려동물의 생애가 교차하는 '백스터와 나' 등이 포함됐다.
카라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성은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서로 형성되기보다, 인간의 태도와 입장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동물로 시작해 인간 중심적 사유로 되돌아오고 마는 자기연민의 인간중심 사유 너머 윤리적 관계와 윤리학을 모색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섹션 '동물, 신작'은 신작 9편으로 구성됐으며 유명 감독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개막작인 '군다'는 러시아 출신 다큐멘터리 거장 빅토르 코사코프스키의 작품으로, 농장동물의 일생을 담담하게 다루며 인류의 역할을 묻는다.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2020년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선정했다. '카우'는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3회 수상한 영국 출신 영화감독 안드레아 아놀드의 신작으로 인간에게 우유를 공급하는 목적으로 살아간 젖소 '루마'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됐다.
마지막 섹션 '동물, 단편'에서는 비경쟁 출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을 포함해 7편의 단편을 만나볼 수 있다. 이옥섭 감독의 '세 마리', 허지예 감독의 '세이브 더 캣' 등 국내 단편이 포함되어 있다.
'군다'와 '카우', '세 마리'는 오직 오프라인 극장에서만 상영되며, 티켓 가격은 각 6,000원이다. 개막일인 23일에는 CGV 신촌아트레온에서 군다와 카우, 국내 단편 묶음 총 3편을 특별 상영한다. 나머지 영화들은 31일 24시까지 온라인 상영관 퍼플레이(http://screen.purplay.co.kr)를 통해 관람할 수 있으며, 티켓 가격은 단편 1,500원, 장편 5,000원이다.
한편 이번 영화제의 주제에 대해 동물권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포럼, 스페셜 토크 등 부대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카라 동물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카라 공식 홈페이지(www.ekara.org)와 카라동물영화제 인스타그램(@kara_kaff)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