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가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영화·드라마나 패션, 음식 등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일본 젊은이는 나날이 늘고 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올해 주일한국문화원이 개최한 한일 교류를 주제로 한 작문 콘테스트에 3,000명이 넘는 일본인이 참여, 역대 최대 응모 건수를 경신했다. 상당수가 10~20대 젊은이들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물씬 넘치는 작품이 많았다.
주일한국문화원은 매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해 한일 우호와 문화 교류의 마음을 전하는 ‘한일교류 작문 콘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8일 문화원에 따르면 작문 콘테스트와 함께 ‘한글 캘리그래피 공모전’도 처음으로 개최한 올해 대회에는 일본 각지에서 3,433건(작문 콘테스트 3,113점, 캘리그래피 320점)이 응모됐다. 작품 내용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작년부터 한국 여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한국 여행이나 요리, 한국 친구와의 정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작품들이 크게 눈에 띄었다고 문화원은 전했다.
역대 최다 응모 건수를 경신한 작문 콘테스트에선 중학생이 한국식 치킨을 먹으러 아빠와 함께 오랜만에 외출해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모습을 솔직하게 표현한 ‘내가 좋아하는 한국요리’(세토 유즈카), 한국어 선생님이 해준 한국 요리를 통해 사람의 정을 느끼고 거식증을 극복한 경험담을 담은 ‘밥 먹었어요?’(가쓰마타 마야) 등 감동적인 작품이 수상했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도한 놀이’를 하고 싶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사람이 만나 놀기 어렵다 보니, 집에서 혼자 한국 요리를 해 먹으며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집콕 도한 놀이’를 즐겼다는 이야기(오가와 마미)도 여행기 부문상을 수상했다. ‘도한 놀이(渡韓ごっこ)’란 한국에 건너간 것처럼, 한국 여행을 간 것처럼 논다는 뜻이다. 호텔을 빌려 도쿄 신오쿠보에서 산 한국 과자나 음료, 치킨 등 한국 음식을 늘어놓고 K팝 뮤직비디오나 한국 드라마를 TV에 틀어 놓은 뒤 한국 여행을 간 것처럼 인증샷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식이다.
문화원은 ‘한일 교류 작문 콘테스트 2021’ 수상작품 49점과 캘리그래피 공모전 수상작 26점을 도쿄 신주쿠구의 한국문화원 갤러리MI에서 16일까지 전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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