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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북의 조세피난처 아일랜드, '글로벌 법인세 15%' 동참한다

입력
2021.10.08 16:33
수정
2021.10.08 16:3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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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현행 법인세 12.5%→15% 인상하기로
낮은 세율로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유치
미국 등 각국 법인세 인상 압박에 동참하기로
"외국인 투자 등 2조 손실" vs "세수 확보로 긍정적"

3D 프린트로 만든 구글과 애플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3D 프린트로 만든 구글과 애플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낮은 세율을 적용해 글로벌 기업의 조세피난처로 비판받아 온 아일랜드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에 동참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법인세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낮은 세율을 유지해도 실효성이 적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이날 현행 12.5%의 최저 법인세율을 철회하고, 15%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파스칼 도노회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이날 “세계 경제 변화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과 관련한 국제협약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7개국(G7)이 추진 중인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15%) 도입에 반대해왔다.

아일랜드는 2003년부터 12.5%의 낮은 법인세율을 유지해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유럽 법인을 유치했다. 이 덕분에 매년 2조 달러(약 2,388조 원)의 세수가 확보됐다. 아일랜드에서 상위 10개 글로벌 기업이 지난해 낸 법인세가 전체 법인세 수입의 56%를 차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수익 규모가 급증하고, 이들 기업들이 법인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라에 법인을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자 낮은 세율을 유지하는 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졌다.

파스칼 도노회 아일랜드 재무장관이 7일 더블린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더블린=AFP 연합뉴스

파스칼 도노회 아일랜드 재무장관이 7일 더블린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더블린=AFP 연합뉴스

지난 6월 G7 회의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설정하자는 방안이 제시됐고, OECD는 139개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마련해 해당 방안에 합의했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국가는 유럽의 에스토니아와 헝가리, 아프리카의 케냐, 나이지리아, 스리랑카 등이다.

아일랜드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도입하면 직원 5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약 1,556개 회사가 당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포함된다. 다만 연간 매출액이 7억5,000만 유로(약 1조345억 원)에 못 미치는 16만여 기업들은 현행 12.5%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도노회 장관은 “이번 조치로 중기적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 감소 등 약 20억 유로(약 2조7,5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인 KPMG의 톰 우드 연구원은 “다른 국가에서도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아일랜드가 세율을 올리더라도 여전히 외국인 투자는 유리한 측면이 더 많다”라며 “오히려 아일랜드 정부의 세수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OECD는 8일 회의를 열고 글로벌 최저 법인세 도입 합의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특정 국가에서 영업을 하지만 법인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과세 여부 등 세부 조항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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