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최우수방송왕 대회 실시
돌발상황 대처능력, 감성 방송 등 종합 평가
최우수기관사 선발대회도 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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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선정 2021 최고의 방송왕으로 선정된 대공원승무사업소 신찬우 기관사. 서울시 제공
지난해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부근에서 낯선 방송이 흘러나왔다. 도착역과 출구 방향을 안내하는 방송이 아닌 "매일 행복하지는 않겠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자, 승객들은 감동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승객들을 위해 기관사가 '곰돌이 푸우'에 나온 대사를 읊은 것이다.
승객들 입소문을 통해 화제가 된 방송의 주인공은 서울 지하철 7호선 전동차 차장인 서울교통공사 대공원승무사업소 신찬우(26) 기관사다. 그는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영화 문구 등을 인용해 직접 멘트를 작성해 승객들에게 방송하고 있다. 신 기관사는 "짧은 한마디가 나비효과처럼 많은 승객에게 감동을 전하고 일상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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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선정 2021 최고의 방송왕으로 선정된 대공원승무사업소 신찬우 기관사가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신 기관사는 8일 서울교통공사 '2021 최고의 방송왕'으로 선정됐다. 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최고의 방송왕' 대회를 열었다. 서울 시내 기관사 3,000여 명을 대상으로 돌발상황 발생 시 대처능력과 승객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감성방송' 등을 종합 평가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신 기관사는 자신의 해외여행 경험을 토대로, 외국인 승객들을 위한 영어 대피방송을 진행해 후한 점수를 얻었다. 신 기관사는 "해외여행을 갔을 때 지하철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 현지어로만 방송이 나와 무섭고 당황했다"며 "기관사가 되면 승객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충분히 안내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번 기회에서 이를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기관사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방송왕에 이어 추후 운전 능력을 평가하는 최우수 기관사 선발대회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일봉 교통공사 승무본부장은 "안내방송은 지하철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모든 공사 직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승객들을 안전하게 모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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