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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발칸 6개국 가입 “환영” 메시지 내놓고 협상은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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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발칸 6개국 가입 “환영” 메시지 내놓고 협상은 보류

입력
2021.10.07 17:45
수정
2021.10.07 19: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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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의서 "서발칸 EU 가입 지지" 재확인
가입 일정 확답 없이 협상은 보류한 현실
불가리아·스페인 등 EU 확대 반대 입장 여전

유럽연합(EU)·서발칸 정상회의가 열린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6일 야네즈 얀사(왼쪽) 슬로베니아 총리와 샤를 미셸(가운데)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크란=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서발칸 정상회의가 열린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6일 야네즈 얀사(왼쪽) 슬로베니아 총리와 샤를 미셸(가운데)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크란=EPA 연합뉴스

영국이 떠난 자리에 서발칸 국가를 들일 것인가. 유럽연합(EU)과 서발칸 6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EU는 열린 마음을 말로 표현했지만 가입 협상은 오히려 보류됐다. 중국·러시아 세력을 견제하는 데 지정학적 중요성이 큰 발칸 지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더 필요한 존재가 되긴 했으나, 갈등이 적지 않은 현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슬로베니아에서 각국 정상들은 EU·서발칸 정상회의가 열린 후 "유럽의 관점에서 서발칸에 대한 명백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서발칸 파트너들의 약속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코소보,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 6개국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의미다. EU 27개국 정상은 또 이들 6개국을 위한 새로운 90억 유로(약 12조4,000억 원)의 경제 및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동의했다. 우르술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발칸은 EU와 같은 유럽의 일부"라며 "우리의 목표는 확장이고, (서발칸) 지역의 EU 통합을 진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입 과정이 진척된 것은 없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슬로베니아가 2030년까지 이들 6개국의 EU 가입 완료를 제안했으나 끝내 채택되지 못했다.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의 협상은 오히려 지연됐다. 2018년부터 논의된 알바니아와 북마케도니아의 협상에 첫발을 떼지도 못한 현실 역시 그대로다. EU는 발칸 지역의 부정부패 척결, 표현의 자유 보장 등 충분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법치 확립과 범죄 대책, 사법권 독립이 중요하다"며 자체 개혁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가 간 복잡한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우선 회원국 중 불가리아가 오랜 분쟁의 역사를 가진 북마케도니아의 가입을 막고 있다.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불가리아의 이런 외교 기조가 당장 바뀔 기미도 없다. 정부 구성에 실패한 불가리아는 올해 들어 세 번째 총선을 11월에 치를 예정이다.

여기에다 소수민족 혹은 자치지역의 분리주의 문제에 민감한 스페인과 그리스,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은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코소보는 대부분 서방 국가들에서 독립국으로 인정받은 상태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협상 지연은 EU 내부 싸움 때문"이라며 "(회원국들이)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는 매우 좋지 않은 시기라, (회원국) 확장을 열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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