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OPCW 규정에 따라 열흘 안에 답변해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올해 2월 20일 모스크바의 바부쉬킨스키 구역 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모습.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의혹에 대해 러시아 정부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서방 45개국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규정에 따라 러시아에 열흘 시한을 주고 나발니 독살 시도 관련 질문에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서 이뤄진 화학무기 사용을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서 취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OPCW 조사관의 방문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라고 덧붙였다.
영국 OPCW 대표단은 “영국을 포함한 45개 회원국이 나발니 독극물 중독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공식적으로 질의하겠다고 OPCW 집행위원회에 알렸다”며 “러시아는 10일 안에 답을 해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4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OPCW 집행위원회는 이번 주 회의에서 러시아가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만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러시아의 투표권을 정지시킬 수도 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올해 1월 17일 러시아에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됐고, 법원이 2014년 횡령 혐의 관련 집행유예 판결을 취소해 현재 수감 생활 중이다. 나발니 독살 시도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러시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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