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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날아오를 때 희열, 포기할 수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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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날아오를 때 희열, 포기할 수 없었죠"

입력
2021.10.06 16:00
수정
2021.10.06 16:01
24면
0 0

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

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누리호 발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누리호 발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이전이 금지돼 있어 물어볼 곳도 없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누리호 발사는 우리가 이러한 기술을 스스로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누리호 발사 최종 준비 작업에 몰두해 왔다.

-누리호의 역할은.

“위성을 우주 궤도까지 운반한다. 성공하면 우리도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운송 수단을 갖게 된다. 사실 우주 개발엔 워낙 돈이 많이 드는 만큼 여러 나라들이 협력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기술력을 입증해야 한다. 우주클럽 입장권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연소 불안정을 극복하는 게 힘들었다. 액체산소는 영하 183도인데, 로켓의 화염은 3,000도가 넘는다. 초당 드럼 2통 분량의 케로신 등유가 연소되는 것이어서 사실상 연속 폭발처럼 보인다. 이를 대기압의 60배도 넘는 압력에서 3분 동안 균일하게 이뤄지도록 통제하는 게 관건이다. 연료를 뿜어주는 각도까지 중요하다. 압력 변동이 심해지면 터져버릴 수도 있다. 가벼우면서도 뒤틀리지 않는 연료탱크를 제작하는 것도 난제였다.”

-포기할 생각을 한 적은 없나.

“그만하자 했다가도 오랫동안 준비한 로켓이 실제 점화되고 지축을 흔들며 날아오르는 걸 온 몸으로 느끼면 말로 표현 못할 희열을 느낀다. 마약 같은 중독성이 있다.”

-발사에 실패한다면.

“성공하길 바라지만 성패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리호 발사는 단계 단계마다 수많은 기술이 사용된다. 100가지 기술 중 80번까진 성공했는데 81번에서 잘못됐다면 그 부분에서 문제를 발견한 것으로도 성과다. 어느 나라나 이런 과정을 거쳐 배우고 발전한다. 스페이스X도 발사에 3번 연속 고배를 마셨다. 단발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길게 보고 계획에 따라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박일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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