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도 바쁜데...자산매각 또 무산된 대한항공, 재무건전성에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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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도 바쁜데...자산매각 또 무산된 대한항공, 재무건전성에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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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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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물_대한항공 자산매각 추진 현황

마음 급한 대한항공에 잇따라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미 한 차례 실패했던 ‘왕산레저개발’ 매각이 또다시 무산되면서다. 여기에 매각 예정인 대한항공의 다른 유휴자산 정리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대한항공은 5일 전자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의 보유 지분 100% 매각과 관련해 합의가 결렬됐다고 밝혔다. 지난 6월 30일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본 계약 합의에선 실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왕산레저개발은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매각도 불발됐다.

이번 자산매각의 무산 원인은 매각대금에 대한 견해차다. 당초 왕산레저개발의 매각 대금은 1,300억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4월까지 양측이 진행한 첫 번째 매각 협상에서 도출된 규모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협상에서 택지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좀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산레저개발이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일대 9만9,700㎡(약 3만 평) 규모로 조성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만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다시 진행할지, 다른 매각 협상자를 찾을지는 확정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재공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 중인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전경. 대한항공 제공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의 ‘제주칼호텔’ 사정도 여의치 않다. 정의당제주도당,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29개 단체가 노동자 고용안정을 이유로 매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은 제주시 이도1동 제주칼호텔 부지 1만2,525㎡(약 3,789평)와 연면적 3만8,661㎡(약 1만1,680평)의 지하 2층, 지상 19층 건물 전체다. 현재 제주칼호텔에는 카지노를 포함, 약 380명이 상시 근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제주칼호텔 매각이 도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다른 유휴자산 매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제주시 연동 사택부지를 290억 원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제주파라다이스 호텔 △서귀포칼호텔 등을 연이어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주도의 반발이 심할 경우엔 자산 매각 계획 수정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항공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유동성 확보에 필요한 자산매각의 잇따른 난항으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9,960억 원)과 올해 유상증자(3조3,000억 원),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약 4,000억~7,000억 원) 등으로 아직까지 실탄은 충분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면 안심할 순 없는 처지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년 내 만기 도래 예정인 단기유동부채가 5조1,900억 원이고, 현재 부채비율은 2,016%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선 인수대금(1조8,000억 원) 이외에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양사 간 기업결합 승인이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에도 부담인 게 현실이다. 합병 이후 대한항공에게 돌아갈 짐이 무거워질 수 있단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현재 유동성 문제가 없음에도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기업결합 이후 발생할 재무적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화물사업 호조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자산매각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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