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최악 기름 유출…‘잠재적 환경 재앙’ 우려

LA 남쪽 헌팅턴비치 원유 47만 리터 유출?
해상 파이프라인서 유출 후 10㎞ 길이 퍼져

해상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에서 작업자들이 3일 기름을 제거하기 위한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헌팅턴비치=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남부 해안에서 약 47만L의 원유가 유출되는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해변과 습지에서 새와 물고기가 죽어가면서 긴급 방제작업도 시작됐다.

미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남부 오렌지카운티 헌팅턴비치 해안에서 약 5마일(8㎞) 떨어진 앞바다에서 12만6,000갤런(47만7,000L)의 원유가 유출된 사실이 3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오렌지카운티 행정책임자인 카트리나 폴리 감독관은 “헌팅턴비치 해안에서 약 5마일 떨어진 곳에서 (원유) 파이프라인 균열이 발생했다”며 “해안가에 죽은 새와 물고기가 떠밀려온 것을 발견하기 시작했다”라고 CNN에 설명했다.

헌팅턴비치는 로스앤젤레스 남쪽에 위치해 있다. 킴 카 헌팅턴비치 시장은 “(이번 유출은) 잠재적인 환경 재앙”이라고 밝혔다.

해상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 해변에 3일 기름이 쌓이기 시작했다. 헌팅턴비치=AP 연합뉴스

2일 오전 9시 기름띠가 목격됐다는 최초 기름 유출 신고가 해안경비대에 접수됐다. 이후 기름띠는 5.8해리(약 10.7㎞) 길이까지 커진 뒤 헌팅턴비치에서 남쪽 뉴포트비치까지 퍼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3일 오전까지도 기름 유출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기름은 석유 굴착장치 ‘엘리’와 연결된 파이프라인 파열로 새어 나왔다. 이 굴착장치는 1980년 ‘베타필드’로 불리는 해저 기름층 위에 설치돼 채굴한 원유를 가공처리 해왔다. 하지만 정확한 기름 유출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미 해안경비대와 헌팅턴비치 당국 등은 기름띠 제거를 위한 장비를 설치하고 기름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인근 탤버트 습지까지 퍼지면서 조류ㆍ어류 등 생태계 피해는 물론 기름 독성으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헌팅턴비치 6.4㎞ 구간은 접근이 금지됐고 인근에서 진행되던 에어쇼도 취소됐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