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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 금융경쟁력 하락, 국토균형발전·각종 규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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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 금융경쟁력 하락, 국토균형발전·각종 규제 때문"

입력
2021.10.07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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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5년 내 서울을 글로벌 TOP 5 금융도시로"
"국토균형발전, 주52시간제 등 각종 규제가 문제"

지난달 27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코리아타임즈 주재로 열린 대담에 참석해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회 회장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코리아타임즈 최원석 기자

지난달 27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코리아타임즈 주재로 열린 대담에 참석해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회 회장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코리아타임즈 최원석 기자

서울시는 최근 서울투자청을 설립해 해외 기업과 자본을 유치, 서울을 '글로벌 톱 5 금융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사태' 이후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홍콩 상황을 염두에 둔 구상이었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물음표를 던졌다. '그것도 5년 내 달성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실현 가능한 계획이냐.'

이에 오세훈 시장은 "목표는 처음 들었을 때 '진짜 달성 가능한가, 싶을 정도의 도전적인 것'이 좋다"며 "그렇지만 5년이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달 27일 '서울의 금융경쟁력'을 주제로 열린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회 회장과의 대담에서 나온 발언으로, 오 시장은 그 자신감의 근거로 서울이 가진 인적, 기술적 역량을 꼽았다.

서울시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존스 회장은 "홍콩에서 많은 기업이 이탈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서울시에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에 오 시장은 그 같은 분석에 동의하면서도 정부가 글로벌 금융도시 육성 전략을 수정하고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에 따르면 서울의 금융경쟁력(국제금융센터지수·GFCI)은 지난해까지 30위권에 그친다. 이에 대해 "(글로벌 금융도시 육성을 위한) 잘못된 전략 설정과 과도한 규제가 총체적 난국을 빚은 결과"라고 평가한 오 시장은 분야를 막론하고 정부가 펼치고 있는 국토균형발전 정책과 주52시간근무제 등을 서울의 금융경쟁력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국토균형발전 전략 아래 서울 외 제2, 제3의 금융도시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오 시장은 "국내에서는 일단 서울을 (글로벌 금융허브로) 끌어올린 뒤 부산, 인천 등 다른 도시들이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 분야에도 주52시간근무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52시간근무제 도입 때 금융 분야는 적용에서 제외됐어야 했던 산업이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금융시장이 '크게 3개의 대륙이 8시간씩 시차를 두고 24시간 밤낮없이 돌아가는 글로벌 시장'이라는 점이 간과됐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또 싱가포르 홍콩과 비교할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이 몇 배 더 높은 서울의 상황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에 서울로 오라고 말하긴 난감하다"며 정부의 반기업적인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날 대담에 나선 존스 회장은 '벽안의 한국인'으로 불리는 미국 출신의 변호사로, 1998~2002년 미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다. 그는 1999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 외국인투자 자문위원을, 2001년부터는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고문을 맡는 등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는 인물이다.

존스 회장이 이번 기회를 잡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 전환을 끌어낼 서울시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자, 오 시장은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고장난명(孤掌難鳴)을 언급했다. 한국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기업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와 함께 '서울의 국제금융도시 5위권 도약' 목표 아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달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대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코리아타임스 최원석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대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코리아타임스 최원석 기자

오 시장은 또 적지 않은 제약에도 서울은 경쟁력 있는 도시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래 금융산업은 비대면으로 갈 수밖에 없고, 꽃을 피우기 위해선 블록체인,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망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의 인적 자원이 존재하고, 향후에도 그 같은 인력을 키워낼 수 있는 나라와 도시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도쿄, 상하이, 베이징 등 그 어느 도시보다 아시아에선 서울이 1위의 도시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글로벌 금융도시로의 도약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 관련, 오 시장은 "제조업이 금융산업과 조화를 이룰 때 어느 나라든 산업 환경이 좋아지고 일자리도 창출된다"며 "그런 점에서 금융 경쟁력은 포기할 수 없는, 도시의 기본적인 숙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을 뉴욕, 런던, 파리, 도쿄, 싱가포르에 맞먹는 글로벌 금융도시로 키워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 시장은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시작하겠지만, 수도 서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앙정부도 적극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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