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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CLAR 플랫폼 위에 내려 앉은 가주 레이싱의 열정,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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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CLAR 플랫폼 위에 내려 앉은 가주 레이싱의 열정,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입력
2021.10.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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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GR 수프라는 BMW Z4와 유사한 모습과 동시에 '자신의 특별함'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토요타 GR 수프라는 BMW Z4와 유사한 모습과 동시에 '자신의 특별함'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최근 토요타의 행보는 꽤나 인상적이다. 브랜드의 모터스포츠 사업부이자 레이싱 팀인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 이하 TGR)’를 대대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덧붙여 몇 년 전부터 제시하고 있는 브랜드 슬로건, ‘엔조이 유어 스타일(Enjoy Your Style)’ 아래 다채로운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통해 더욱 역동적인 브랜드로 거듭나도 있다. 오늘의 주인공, GR 수프라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존재다.

BMW와 공동 개발하며 같은 플랫폼, 그리고 파워트레인 역시 공유한 차량이지만 토요타의 자체적인 ‘조율’을 통해 고유한 ‘스포츠카’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토요타의 새로운 스포츠카, GR 수프라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시승을 위해 준비된 토요타 GR 수프라의 기반은 BMW의 오픈 톱 스포츠카, ‘Z4(G29)’과 같은 CLAR(Cluster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덕분에 체격에 있어 제법 유사한 모습이다.

실제 차량의 전장은 4,380mm의 전장과 각각 1,855mm와 1,30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날렵하고 유려하고 역동적인 스포츠카의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2,470mm의 짧은 휠베이스로 민첩함을 기대하게 만든다. 참고로 공차중량 역시 1,525kg으로 우수한 주행 성능의 기대감을 높인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FT-1 컨셉의 디자인을 계승한 역동적인 스포츠 쿠페

토요타 GR 수프라를 처음 마주한다면 같은 플랫폼, CLAR를 사용한 BMW Z4와 형제 차량인지 쉽게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상이한 모습’을 제시한다. 실제 토요타에서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완전히 다른 차량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모습이다.

참고로 GR 수프라의 디자인의 기반이 되는 건 지난 2014년 공개된 강렬한 이미지의 스포츠 쿠페 디자인의 컨셉 모델, ‘FT-1 컨셉’이다. 실제 프론트 엔드의 실루엣이나 측면의 모습, 그리고 고성능 레이스카를 떠올리게 하는 각종 요소들이 양산 사양의 ‘GR 수프라’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실제 GR 수프라의 전면 디자인은 FT-1 컨셉이 제시했던 톡특한 ‘코’를 그대로 살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헤드라이트의 실루엣이나 DRL의 연출 등에 있어서도 고유한 이미지를 계승한다. 다만 ‘양산 모델’이기에 프론트 엔드 각 요소에 대한 연출의 정도가 ‘순한맛’으로 제시된다.

바디킷은 말 그대로 ‘스포츠카’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낸다.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 실루엣과 날카로운 연출, 그리고 검은색 패널 등이 ‘붉은 차체’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덕분에 보다 낮은 자세로 튀어나갈 준비를 마친 ‘맹수’가 떠오른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이어지는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 역시 FT-1 컨셉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다. 사실 FT-1 컨셉의 측면이 워낙 과장된 스타일이라 이를 양산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는데 GR 수프라는 이를 너무나 잘 계승했다.

특히 볼륨감이 돋보이는 도어 패널의 형태나 리어 펜더, 그리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상당히 도드라진다. 여기에 트렁크 게이트를 다듬어 만든 리어 스포일러, 대구경 머플러 팁, 레이스카를 떠올리게 하는 보조 제동 등 역시 인상적이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드라이빙에 집중한 실내 공간, 그리고 BMW

강렬함이 돋보이는 외형에 이어 실내 공간 역시 드라이빙에 집중한 구성을 통해 만족감을 높인다.

FT-1 컨셉에서 제시되었던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운전석과 조수석을 구분 짓는 센터페시아를 그대로 계승하며 토요타 디자인의 의지를 드러낸다. 여기에 붉은색과 검은색의 대비 및 카본파이버와 스웨이드 등을 더해 감성적인 만족감 역시 한층 높인다.

다만 디지털 클러스터의 구성이나 스티어링 휠에 자리한 버튼의 구성,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그래픽 연출 등은 ‘BMW의 이미지’가 너무나 선명히 드러난다. 덕분에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하지만 BMW의 기능들을 이어 받은 덕분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완성도, 만족감은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되었던 토요타의 차량 중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한다.

실제 차량에 대한 다양한 정보 확인 및 설정, 그리고 오디오, 스마트폰과의 연계 등에서 우수한 만족감, 직관적인 사용성 등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공조 컨트롤 패널 역시 BMW와 토요타의 감성이 타협점을 이루는 모습이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개인적으로 GR 수프라의 매력 중 하나로 바로 공간 구성이라 생각한다. BMW Z4의 경우 오픈 톱 시스템을 수납해야 했기에 공간이 조금은 협소하게 느껴졌는데, GR 수프라는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이다. 레그룸이나 헤드룸 모두 넉넉하고 시트의 질감이나 구성 역시 우수한 모습이다.

참고로 더블 버블 타입으로 루프 형태를 다듬어 헬멧을 쓰고 타더라도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이어지는 적재 공간 역시 만족스럽다.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짐을 내려 놓는’ 방식의 공간이 마련되었는데 생각보다 큼직한 모습이다. 게다가 마감도 깔끔해 사용성이 좋아 보인다. 다만 적재 공간과 탑승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점이 다소 거슬렸다. 거친 움직임 시에 자칫하다간 짐이 앞으로 넘어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의 합리적인 선택, ‘GR 수프라’

GR 수프라의 파워트레인은 BMW Z4의 고성능 사양, ‘Z4 M40i’와 동일한 구성이다.

387마력과 51.0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3.0L 가솔린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중심을 잡고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더해졌다. 심지어 Z4 엔진 룸의 특성인 스트럿 바 역시 동일한 모습이다.

여기에 토요타의 자체적인 셋업이 더해져 Z4 M40i 보다 더욱 빠른 가속 성능을 제시해 ‘스포츠 드라이빙의 가치’를 완성한다. 덧붙여 효율성 부분에서도 생각보다 준수한 공인 10.2km/L(복합 기준, 도심: 9.1km/L 고속: 12.0km/L)을 제시한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우수한 신뢰도, 뛰어난 움직임이 돋보이는 스포츠 쿠페

GR 수프라와 본격적인 주행을 앞두고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BMW의 이미지가 다소 시선을 끌지만 스포츠 쿠페에 적합한 구성, 그리고 전용의 디지털 클러스터가 ‘드라이빙의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

게다가 ‘제대로 된 스포츠 쿠페’라고 느끼게 하는 시트와 낮은 시트 위치,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쾌적한 드라이빙 포지션의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BMW Z4보다 한층 여유로운 공간으로 느껴져 그 만족감이 더욱 높았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측에서 GR 수프라의 파워트레인 셋업에 대해 설명을 한 일이 있었다.

자신들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할 경우 더욱 엄격한 배출가스 및 소음 규제로 인해 ‘즐거운 스포츠카’를 만들 수 없을 우겨가 있었고, 이에 따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M40i, 즉 M 퍼포먼스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그 설명이 이해가 된다. 이미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M 퍼포먼스 파워트레인을 더욱 대담하게 다듬은 GR 수프라는 말 그대로 뛰어난 가속 성능과 ‘출력의 매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덕분에 운전자는 언제든 ‘원하는 영역’까지 GR 수프라를 이끌 수 있고, 더욱 빠른 주행 템포를 이어갈 수 있는 ‘확신’을 느끼게 된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게다가 사운드의 영역에서도 꽤나 인상적이다. 사실 토요타의 차량들은 비교적 출력이 좋은 차량이라 하더라도 ‘연출’에 힘을 주지 않고, 최대한 부드럽게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GR 수프라는 달랐다.

실제 주행을 하면 할수록 등 뒤에서 전해지는 사운드의 매력이 꽤나 인상적이다. 더욱 폭발적인 이미지도 좋을 것 같았지만 지금의 사운드가 조금 더 ‘완성된 스포츠 쿠페’의 감성을 제시하는 것 같았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는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스포츠 드라이빙’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일상부터 소소한 가속 상황 등 다양한 환경에서 능숙함으로 무장했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별도의 수동 조작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변속 타이밍이나 RPM 활용 성향이 다소 달라지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다루기 좋은 스포츠 쿠페의 매력을 제시한다. 덧붙여 패들 시프트의 형태, 조작감 역시 우수했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GR 수프라와 주행을 하며 가장 많이 살펴 본 부분은 바로 ‘움직임’에 있었다. 스포츠 쿠페와 로드스터라는 ‘형태’ 차이가 있지만 BMW Z4와 다른 부분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다르고, 또 ‘GR 수프라’의 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느껴진 GR 수프라의 특징은 바로 ‘견고함’에 있다. 물론 BMW Z4 역시 충분히 견고한 차량이라 M 퍼포먼스의 심장을 감당함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GR 수프라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확실한 견고함’을 구현했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아마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앞서 등장한 86이 그랬던 것처럼 ‘모터스포츠와 튜닝’의 기반이 되어주길 바라는 브랜드의 욕심이 있던 것 같다. 다만 이러한 견고함 덕분에 ‘차량이 더욱 완성되었다’라는 느낌이 있어 별도의 튜닝이 없더라도 ‘GR 수프라’가 충분한 매력을 제시할 것 같았다.

게다가 이렇게 견고함을 갖춤에 있어서도 차량의 움직임은 꽤나 부드럽다는 게 인상적이다. 사실 과거의 수프라, 특히 2JZ 엔진을 품었던 수프라가 ‘드래그 무대’에서 ‘위도우 메이커(Widow Maker)’라 불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독특한 부분이다.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하지만 이러한 ‘안정감’은 결코 아쉬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물론 더욱 강렬히 날뛰는 야생마를 다루는 것도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한층 빠르고, 더욱 예리하게 코너를 파고드는 주행 역시 ‘다른 결’의 즐거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브레이크 성능 등에 있어서도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GR 수프라를 그저 일반 도로, 도심 속에서 달리는 것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졌다.

BMW Z4

BMW Z4

한편 시승을 하며 머리 속으로 BMW Z4 M40i와의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슷하지만 또 다른 방향성, 그리고 쿠페와 로드스터의 차이, 이외에도 브랜드의 차이 등 다양한 차이 속에서 내린 결론은 바로 ‘GR 수프라’dml 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가격적인 부분을 떠나서라도 운전자가 느끼는 안정감, 주행에서의 우위는 확실한 ‘우열’을 만드는 것 같았다.

좋은점: 매력적인 디자인, 만족스러운 공간, 퍼포먼스와 안정감이 돋보이는 주행

아쉬운점: 때때로 도드라지는 BMW의 감성, 불안한 트렁크 속 짐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토요타의 행보에 힘을 더하다. ‘GR 수프라’

토요타 GR 수프라는 말 그대로 ‘토요타 브랜드의 행보’에 힘을 더하는 존재다.

그리고 GR 86과 함께 브랜드의 활동에 선봉에 나서 팬들을 설레게 하고, 또 응원하게 만드는 ‘매개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 역시 충분히 갖췄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GR 수프라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드러내고, 또 대중들과 호흡을 하기엔 브랜드가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 눈앞에 있다는 것이다.

다행이라 한다면 지금 당장은 다소 어려운 환경일지 모르지만 토요타 코리아가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에 대한 투자 등 브랜드 행보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GR 수프라’에게 많은 기회가 이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토요타 코리아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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