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극심한 아랫배 통증… 맹장염이 아니라 게실염 때문?

입력
2021.10.02 06:10
0 0

40대 이하 대장 게실염 환자가 25% 차지

40대 이하 대장 게실염 환자가 25%일 정도로 젊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40대 이하 대장 게실염 환자가 25%일 정도로 젊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복통이 생기면 충수염(맹장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된다. 그러나 충수염 증상과 비슷하면서 전혀 다른 질환이 있다. 바로 ‘게실염(憩室炎)’이다.

대장 게실(憩室)은 대장 점막층과 점막 하층이 대장 벽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층 가운데 약해진 부분을 통해 대장 바깥쪽으로 주머니 모양으로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이 게실에 대변이나 음식물 찌꺼기 같은 물질이 끼어 염증을 일으킨 것이 게실염이다. 왼쪽과 오른쪽 대장에 모두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우측 대장에 게실이 많이 생긴다.

최근 젊은 대장 게실염 환자도 늘고 있다.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이 대장 게실염 환자 200명을 조사한 결과, 40대 이하 환자가 26.5%였고, 이들 젊은 환자의 대다수가 복부 비만이었다.

서승인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 게실염은 대장 탄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최근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에게도 많이 발생한다”며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하루 20~3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해 장내 압력을 줄이는 것이 도움된다”고 했다.

선천적으로 생긴 게실은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후천적으로 발생한 게실은 대장 내 압력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대장 내 높은 압력이 대장 벽을 압박하고 게실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평소 식습관이 게실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변비가 생겨 대변을 배출하기 위해 더 많은 압력을 대장 내에 가하면서 게실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함께 설탕ㆍ아이스크림ㆍ탄산음료 등 단순 당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장내에 유해균이 증식해 장내 가스가 발생하고 대장 내 압력이 증가한다.

이처럼 고지방ㆍ고단백 식단과 함께 줄어든 섬유질 섭취, 이른바 서구화된 식습관이 여러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는데 게실염도 이 가운데 하나다. 또한 노화로 인한 대장 벽이 약해져도 게실이 생길 수 있다.

게실은 그 자체만으로는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게실염으로 악화하면 여러 증상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바늘이 아랫배를 찌르는 듯한 통증과 발열, 오한, 설사, 구역질 등이 있다. 혈변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게실 내 소(小)혈관이 염증으로 손상돼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실염이 심해지면 대장에 구멍이 생겨(천공ㆍ穿孔) 대변과 세균이 복강 내로 노출되고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막염은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게실염은 항생제로 며칠간 치료하면 70~80%는 호전된다. 몇 주 후 염증이 가라앉으면 대장 내시경이나 대장조영술을 시행해 상태를 확인한다.

금식과 항생제에 반응이 없거나, 게실염 합병증인 농양ㆍ천공ㆍ복막염 등이 나타나면 수술해야 한다. 게실염은 5년 내 30% 정도가 재발한다. 재발이 잦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게실염을 예방하려면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ㆍ채소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현미 같이 도정이 덜 된 곡류가 좋다.

또한 육류를 너무 먹지 말고 다량의 섬유질 섭취와 함께 매일 1.5ℓ의 물을 마셔 부드러운 대변이 나오도록 해 변비를 막고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김동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게실염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서구화된 식습관을 주원인”이라며 “따라서 섬유질이 많은 과일ㆍ채소를 충분히 섭취해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