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심화로 8월 반전세 비중 40.4%
지난해 11월 이후 첫 40%대
월세 임대료도 덩달아 껑충
서울 아파트 전세난으로 8월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 비중이 올해 들어 처음 40%대에 진입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8월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는 10건 중 4건으로 나타났다. 반전세 거래가 40%를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보호법 시행 후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다가,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총 1만4,299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40.4%(5,783건)에 달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달(35.8%)보다는 4.6%포인트,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작년 8월(31.0%) 대비로는 9.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서울시는 임대차 계약을 △전세 △월세 △준월세 △준전세로 분류한다. 이 중 반전세는 전세를 제외한 나머지 계약을 통칭한다. 반전세 비중은 지난해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후 급격히 증가했다. 법 시행 전 1년 동안 반전세 거래 비중은 28.1%에 그쳤지만 시행 이후에는 매달 30% 이상을 넘겼다. 지난해 11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40.7%를 찍었다.
서울 아파트 반전세 거래 비중. 그래픽=송정근 기자
자치구별로 보면 고가 전세가가 몰려 있는 강남권과 중저가 전세가 많은 외곽을 가리지 않고 반전세 비중이 높았다. △중랑구(54.1%) △마포구(52.5%) △강동구(50.3%)가 50%를 넘겼고, △구로구(48.5%) △중구(48.3%) △송파구(46.8%) △은평구(45.7%) △강남구(44.9%) 등은 서울 평균을 상회했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임대료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보증금은 6월 1억2,215만 원에서 8월 2억352만 원으로 8,000만 원이나 올랐다. 평균 월세가격도 같은 기간 113만9,000원에서 122만2,000원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 매물 품귀 현상에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급등한 전셋값을 대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반전세 계약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 전세난이 더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 갱신 거래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월세 낀 반전세 형태의 임대차 거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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