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9월 증가율 '4.88%'?
금융당국 목표치 '5~6%'에 육박
SC제일은행도 주담대 일부 중단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고강도 조치를 시행 중이지만, 9월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오히려 전월보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세가 멈추지 않는 이상, 다음 달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연 5~6%) 진입이 불가피하다. 통상 4분기에 가계대출 수요가 쏠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는 매서운 대출 혹한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9월 평균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말 대비 4.88%를 기록했다. 6월 말 2.83%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분기에만 무려 2%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9월 증가폭은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 전월 증가폭(0.52%포인트)을 상회했다. 9월부터 본격 시행된 대출 중단·금리 인상·한도 축소 등 각종 제한 조치가 먹혀들지 않았던 셈이다.
멈추지 않는 증가세에 개별 은행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이미 지난 7월 가계대출 증가율이 7%를 돌파해 ‘대출 중단'이라는 초유의 조치를 단행한 NH농협은행은 9월 말에도 7.29%를 기록해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했다. NH농협은행은 일단 11월 말까지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신규 취급을 한시 중단한 상황이지만 증가세를 고려하면 연내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른 은행들도 NH농협은행발 풍선효과로 인해 증가율이 급등했다. 하나은행은 5.19%를 기록해 금융당국의 목표치 하단선(5%)에 진입했다. 국민은행은 전월 대비 1.27%포인트 오른 4.90%를 기록해 올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9월 말부터 전세대출의 한도를 ‘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대출 한도 2억 원)'로 제한하는 조치에 착수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신한·우리은행도 각각 '2·3%대’에서 ‘3·4%’대로 올라섰다.
국내 시중은행에 이어 외국계 은행에도 급증세가 번지면서 SC제일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력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 가운데 금융채 1·3년물을 기준금리로 적용하는 변동금리 상품 판매를 무기한 잠정 중단키로 했다.
평균 가계대출 증가율이 5%에 육박하면서 연말까지 대출 절벽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5대 시중은행은 이미 올해 대출 총량(최대 40조2,000억 원) 중 약 70%(32조7,000억 원)를 소진한 상태로, 곳간에 남은 금액은 7조5,000억 원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분기는 통상 결혼·이사 등 대출수요가 연중 가장 많은 분기”라며 “적어도 연말까지는 은행들이 추가 대책을 동원해 증가세를 더 잡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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