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액 사상 최대치 기록
9월 수출액이 월간 무역통계 집계 역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추석 연휴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조업일수가 줄었지만,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은 물론 중견·중소 수출기업들의 선전에 ‘수출 신기록’까지 달성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 영향 속에 8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감소한 데다 원자재 가격상승 및 물류 애로, 부품공급 차질 등을 비롯해 수출 기업의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문 장관 “수출 역사 한 페이지 새로 썼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7% 증가한 55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로, 두 달 전 나왔던 종전 최고치(554억8,000만 달러)를 갈아치웠다. 조업일수로 나눈 일평균 수출액은 26억6,000만 달러로, 이 역시 무역 역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총 21일로, 지난해 9월보다 2일 적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수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고 평가하면서 “수출 역사상 최고의 상반기 수출액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수출액(1,645억 달러)도 과거의 모든 분기 실적을 제치고 최고액을 달성할 정도로 좋은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출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월별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했고, 7개월 연속 수출액 500억 달러 돌파 및 두 자릿수 증가율이 이어졌다. 지난달 수입은 31.0% 증가한 516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고, 무역수지는 42억 달러로 1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있었지만, 오히려 3분기 수출이 1, 2분기 실적을 뛰어넘어 이 같은 우려를 해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4분기(10~12월)에 448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면 3년 만에 연간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주력품목 선전 속 중견·중소 기업들 ‘약진’
9월 수출 신기록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품목들의 선전에 중견·중소 수출 기업들의 약진이 더해지면서 가져왔다. 자동차 및 조선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추석연휴(9월 18~22일) 직후인 23~24일에도 쉰 탓에 자동차와 차 부품, 선박 등의 품목 수출은 감소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 중간재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들은 두 자릿수 증가율로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121억8,000만 달러로, 올해 들어 최고이면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2, 3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일반기계도 각각 51.9%, 7.9%씩 증가했다. 아울러 유망 신산업으로 꼽힌 전기차, 시스템반도체도 각각 46%, 32%씩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견·중소 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농수산식품, 화장품, 플라스틱, 생활용품 등 유망 소비재 품목도 역대 9월 수출액 중 1∼2위에 오르며 약진했다”고 설명했다.
‘트리플 감소’ 실물경제 침체에 수출 악재도 여전
하지만 코로나19 4차 확산 여파로 실물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나온 이번 성과를 국민 눈높이에서 체감하긴 어려운 모습이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도 차분히 대응하고 준비해온 우리 기업들과 국민의 성과”라며 수출 신기록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문제는 서민경제”라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함께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감소한 데다, 연말까지 가스 및 전기요금 인상 요인 등으로 물가 또한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수출·입 기업에게 놓인 변수도 예사롭지 않다. 석유 등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물류난까지 겹쳐 부품공급 차질도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그룹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와 전력난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도 4분기 불안 요인이다. 문 장관은 “위협요인이 계속되는 만큼 현재의 좋은 수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지도록 수출 기업들을 위한 모든 지원 대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