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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 우려에 경제·금융 수장 한 자리에... "가계대출 더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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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 우려에 경제·금융 수장 한 자리에... "가계대출 더 죈다"

입력
2021.09.30 18: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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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한은 총재·금융위원장·금감원장 긴급 회동
가계부채 10%대 증가율→내년까지 4~ 6%대 관리
국내외 악재에 4분기 경제상황 우려 커져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 뉴스1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 뉴스1

경기를 떠받치는 실물·금융 부문이 동시에 휘청거리며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 우려가 커지자,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긴급 회동을 갖고 선제 대응에 나섰다.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폭증세를 겨냥한 고강도 대책을 발표하기로 하고, 경제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비상계획도 보완하기로 했다.

경제부처 수장들 잇따라 '퍼펙트 스톰' 우려

정부는 3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최근 경제·금융 상황과 국내외 경제 위험요인, 가계부채 대응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긴급 회동에 나선 이들은 우선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가 국내 경제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국내 가계부채(1,805조9000억 원·6월 기준)는 사상 처음 1,800조 원마저 돌파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약 1,837조 원)과 비슷한 규모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회수에 나선 상황에서 막대한 가계부채는 상환 부담을 키워 부실 차주의 연쇄파산, 금융기관 부실화 등 연쇄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홍 부총리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는 상환능력 안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새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4~6%대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 대책에는 고강도 규제가 담길 가능성이 높다.

홍 부총리 등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 4명은 수면 위로 떠오른 퍼펙트 스톰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이들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중국 부동산 부실 등 글로벌 리스크에 관한 선제 대응이 중요하고, 국내에서도 부동산·가계부채 문제가 경기회복세를 불안정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경제 위기에 대한 시장안정조치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보완을 위해 협력체계를 더욱 긴밀히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금융 모두 휘청...4분기 경기둔화 본격화 전망도

경제부처 수장의 잇따른 퍼펙트 스톰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8일 정은보 원장은 “국내외 리스크로 주식·부동산·외환·가상자산 시장 변동성 확대로 파급력이 증폭되면서 퍼펙트 스톰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이 7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댄 것도 현재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경기회복세만 해도 7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충격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0.2%)과 소비(-0.8%), 설비투자(-5.1%) 모두 감소하며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생산·소비·투자의 동반 부진으로 실물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금융시장마저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탓에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1,188.7원까지 오르며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068.82로 마감하며 3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0.28%)했으나, 여전히 3,100선을 밑돌고 있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기업 부담과 물가상승 압력을 키우는 부분이다.

일각에선 4분기 들어 국내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심리 악화, 금리 인상 등 내수 회복을 저해할 리스크 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예상보다 강도 높은 경기 침체가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재정정책은 이미 썼고 전세가격이 뛰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을 옥죄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불을 끄기 위한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조아름 기자
세종=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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