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월 남북통신선 복원 의사"?
신중론 속 대화 재개 기대감 엿보여
10월 초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시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청와대 분위기는 '신중함 속 기대'로 요약된다. 남북관계가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전날 우리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데 대한 적지 않은 기대감이 묻어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담화와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김 위원장 연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에 각별히 공을 들여온 청와대는 이날 별도의 환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의외로 침착한 대응이다.
최근 격변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감안해 '과도하게 낙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남북통신선은 지난 7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수차례의 친서 교환 끝에 전격적으로 복원됐다. 그러나 한미 연합훈련 실시에 반발한 북한은 복원 2주 만에 일방적으로 단절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것도 청와대로선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는 요인이다.
다만 통신선 복원이 남북관계 개선의 첫걸음이라고 밝힌 청와대로선 반색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 입장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남북 간 경색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도 청와대가 주목하는 지점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김 위원장이 통신선 복원을 지시함으로써 (향후) 통신 연결이 단절되기 어려운 불가역적 요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당분간 남북대화 무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청와대는 다음 카드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만약 통신선이 복원된다면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재개, 실무진 화상회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김 위원장의 통신선 복원에 대한 북한의 조치를 평가하고 남북 간 협안 협의를 위해 조속히 대화채널이 복원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한 유관국 간 협의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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