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첫 '트리플 감소'… 코로나·기저효과 영향
재고·생산 위축 불러오는 재고율 1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국내 경기를 나타내는 3대 지표인 생산·소비·설비투자 지수가 8월 들어 동시에 뒷걸음질쳤다. 세 지표가 동시에 하락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특히 설비투자 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재고율도 뛰고 있어 정책 당국도 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2% 감소하면서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숙박·음식업(-5.0%) 등 서비스업 생산이 0.6% 감소했고, 광공업 생산도 0.7% 줄었다. 백신 수송 등을 지원하는 소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공공행정분야의 생산만 5.2% 높아졌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대면 서비스 위축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관련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재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경계 요인이다. 8월 제조업 재고는 4.9% 증가한 반면 출하는 2.5% 줄었다. 제조업 재고율도 7월보다 8%포인트 높아진 112.3%를 기록했다. 재고율이 8.8%포인트 높아졌던 지난해 5월(117.7%→12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정부는 우선은 ‘단기적’ 재고율 증가로 보고 있지만, 다음 달 재고율이 안정세를 찾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만약 과잉 생산이나 수요 위축으로 재고율이 높아지고, 이 현상이 장기화하는 것이면 생산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재고가 많이 늘었는데, 주문생산 특성상 ‘안 팔려서’ 쌓이기보다는 주문에 맞춰 ‘쌓아놓는’ 측면도 있다”며 “한 달 정도 더 지켜봐야겠지만, 우선은 생산과 수출 간 시차가 발생해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감소폭은 5월(-1.8%) 이후 가장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휴가, 대면활동을 자제하면서 나들이를 위한 음식료품 판매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설비투자는 기계류(-4.3%), 운송장비(-7.7%) 투자가 모두 줄면서 전월 대비 5.1% 감소한 118.7이다. 지난해 5월(-5.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지표가 주춤하지만, 과거 확산기와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차 확산기였던 지난해 12월 숙박·음식업 생산은 전월 대비 27.6% 감소했는데, 이번에는 7월 5.2%, 8월 5% 각각 감소했다. 카드 매출액도 7월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7.9%, 8월에는 7.2%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면서비스업 지표 감소 폭이 완화되고, 카드매출액 등 속보 지표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이라며 "백신 접종 확대와 방역 상황 개선, 정책 효과등이 내수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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