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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완화된 거리두기 필요 없다"... '볼멘소리' 높인 소상공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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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완화된 거리두기 필요 없다"... '볼멘소리' 높인 소상공인들

입력
2021.09.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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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이후 모임 인원수 늘었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로 단서 조항 달아
주 고객층 20~40대...접종 완료 비율 낮아
"영업시간 1시간 늘리는 건 큰 의미 없어"

29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29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게 아니고 뭡니까."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 중인 박모(53)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에 대해 불만부터 표출했다.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매출 인상엔 거리가 먼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에서다. 그는 “오후 6시 이후 모임 총 인원수를 2명에서 6명으로 늘려 주면 뭐하냐"며 "6명 중 4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데, 저녁 장사에서 매출을 올려주는 연령대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20~40대다"고 꼬집었다. 사실상 정부의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은 소상공인들의 현실과는 무관하게 마련됐단 얘기다. 그는 이어 “이달 추석 대목과 코로나 국민지원금 지급 때문에 그나마 매출이 좀 나았다”면서 “이마저 없었다면 홍대나 대학로 등 젊은 상권에선 곡소리가 났을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정부가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일부 완화했지만 자영업자들의 가게 매출엔 도움이 거의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85.9%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 일부 완화와 관련해 “사업장 운영 개선에 도움이 안 되거나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정부는 사적 모임 허용기준을 기존 낮엔 4인, 오후 6시 이후엔 2명을 시간에 상관없이 모두 6명으로 늘리지만 낮엔 접종완료자가 2명, 오후 6시 이후엔 4명이 포함된 형태로 방역수칙을 완화했다.

시각물_방역수치 완화에 대한 체감도

시각물_방역수치 완화에 대한 체감도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이런 조치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협의회 관계자는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이 높은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기존에도 오후 6시 이후에는 식당, 카페 등을 잘 찾지 않았다”면서 “자영업자들이 체감하기에는 방역 수칙 완화와 상관없이 오후 6시 이후 모두 2명으로 제한돼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수도권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 제한도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1시간 늘렸지만,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풀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유덕현 서울 관악구 소상공인협회장은 “이달 매출을 비교해보면 영업제한 시간이 오후 9시였을 때와 차이가 없다”며 “매출은 안 오르는데 일은 오후 10시까지 1시간 더해 몸만 고단해져 희망고문이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특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 탓에 올 4분기 실적 전망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자영업자의 78.5%는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매출과 비교하더라도 이번 4분기 매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4분기 예상 평균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9%, 순이익은 -17.9%, 고용인원은 -9.7% 등으로 점쳐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의 조기 전환에 대해 자영업자들의 찬성(62.8%) 의견은 반대(29.7%)를 크게 앞질렀다. 위드 코로나 전환에 찬성한 자영업자들 중 도입 시기에 대해선 응답자의 과반 이상인 54.4%가 ‘10월 말’ 또는 ‘즉시’를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의 실효성이 한계를 보이고 자영업자들의 피해와 불안감은 최고조인 상황”이라며 “향후 시행할 위드 코로나 정책 설계 시 민생현장과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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