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작도 배관공 실종 땐 경비정 2척 투입
해경 실종 땐 하루 선박 31척·항공기 5대 동원
수색 기간 결정에 재량권 둔 현행 법령이 주요인
해양경찰 고속단정이 지난 13일 인천 옹진군 소청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경찰관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똑같은 실종자인데도 수색 기관과 규모 차이가 커서 심한 차별감을 느꼈다. 앞으로는 이런 불공평과 억울함이 없어지길 바란다."
이달 12일 인천 옹진군 소이작도에서 실종된 홍모(27)씨의 아버지는 28일 본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들보다 이틀 먼저 실종된 해양경찰관과 비교할 때 아들을 찾으려는 당국의 노력이 너무 소홀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해양경찰관 수색 세력은 아들의 10배 아니 20배 이상"이라며 "집중수색 기간도 아들이 더 짧았는데, 명절(추석 연휴)이 끼어 있다고 조기 종결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같은 실종자인데 수색에 차별"
홍씨는 지난 8일 소이작도 내 군부대에서 배관공사를 하기 위해 섬에 들어간 지 나흘 만에 실종됐다. 그는 12일 오후 10시쯤 섬 선착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으나 돌아 나오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아 바다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선착장에선 그의 신발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13일 오전 8시쯤 공사 관계자로부터 "홍씨가 숙소에 없다"는 신고를 받고 해경과 수색에 나섰다. 해경은 50톤 경비정 2척과 잠수사를 동원해 16일까지 나흘간 수색작업을 벌이다가 17일부터 일상적 경비 업무와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실상 수색 중단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홍씨는 발견되지 않았다. 홍씨 아버지는 "17일 (아들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를 때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해경에 '해군과 공조해 찾아달라'고 했더니 '집중수색 기간이 끝났다'고 하더라"며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홍씨에 앞서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 소속 A(27) 순경이 10일 오후 1시쯤 옹진군 소청도 남동쪽 30㎞ 해상에서 실종됐다. A 순경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16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졌다. 해경은 16일 선박 31척과 항공기 5대를 동원하는 등 누적 기준 선박 225척과 항공기 48대를 투입했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실종자 수색기간 제각각인 이유
지난 11일 오후 인천 옹진군 소청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경찰관들이 실종된 A 순경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현행 법령은 실종자 수색 기간을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 수상구조법은 구조가 완료되거나 구조 가능성이 사라지는 등 구조 활동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종료 또는 중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같은 결정은 구조본부장인 관할 관서장의 재량이다. 해경의 수색·구조 매뉴얼은 3일간 집중수색한 뒤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 수색 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안마다 수색 기간이 제각각이다. 올해 7월 4일 오후 8시 44분쯤 강원 강릉시 남항진 솔바람다리에서 실종된 50대 여성의 경우 같은 달 8일까지 5일간 집중수색이 이뤄졌다. 반면 지난해 9월 21일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씨(당시 47세)의 집중수색 기간은 41일이었다.
해경 관계자는 "집중수색 종료 여부는 수상구조법과 매뉴얼에 따라 관할 관서장이 현장 상황, 수색 함정의 피로도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며 "이후에는 경비 업무를 병행하면서 수색하고, 조업선이나 VTS(해상교통관제), 군 등 유관기관에 실종자 발견 시 통보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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