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분석… 60년만에 최대 폭 증가
전체 살인 中 77%가 총기로 발생
지난해 미국 내 살인 사건이 6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 혼란과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경찰 신뢰도가 추락한 것이 원인이란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한 2020년 범죄 통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 내 살인 사건은 2만1,570건으로 전년(1만6,669건)보다 29.4% 늘었다. 이는 해당 기관이 1960년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뉴멕시코주(州) 앨버커키, 테네시주 멤피스,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경우 살인 사건 발생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살인 사건 약 77%는 총기 때문에 발생했다. 전체 살인 희생자 3명 중 2명은 총에 맞아 숨진 셈이다. 10년 전 총기 소지자의 살인 사건이 67%였던 데 비하면 10%포인트나 급증했다. 총기 휴대가 자유로운 텍사스주 휴스턴의 경우 살인사건 10건 중 8건 이상(85%)이 총기 범죄였다.
폭력 범죄도 급증했다. 전체 범죄 건수는 6% 감소했지만, 폭력 사건은 127만7,696건으로 5.6% 늘었다. 폭력 범죄가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비극적 사건의 증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염병 확산으로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불안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사회적 갈등과 범죄를 부채질 했다”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직장과 집을 잃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트라우마를 경험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인종증오 범죄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따른 경찰권 신뢰 저하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저스틴 닉스 네브래스카대 범죄학 부교수는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플로이드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경찰을 덜 믿게 됐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살인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사관에게 제공하려는 사람들의 의지도 약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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