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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1000명 5명에게 생기는 '난청', 조기 치료 중요

입력
2021.09.2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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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쓰는 건강 칼럼] 문일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자녀가 태어났을 때 청력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난청을 조기 진단해 치료하지 않으면 자칫 성장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녀가 태어났을 때 청력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난청을 조기 진단해 치료하지 않으면 자칫 성장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아이는 태어나면 출생 후 2∼7일에 선천성 대사 이상과 한 청력 이상을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선별 검사를 무료로 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의 난청을 알아내기 위한 선별 검사가 왜 필요하다는 걸 잘 알지 못한다.

난청은 신생아에게 매우 흔한 선천성 질환이다. 통계에 따르면 신생아 1,000명 중 1~6명이 난청을 갖고 태어나며, 이 중 1~2명 정도는 거의 듣지 못하는 ‘양측 고도 난청’이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 가운데 3,200만 명이 난청이다. 신생아 난청의 50% 정도는 유전성 난청이며, 나머지 50% 정도는 출생 전후의 바이러스 감염이나 미숙아, 기계 호흡 등 출산 합병증 등으로 발생한다.

신생아 및 유ㆍ소아 시기에 정상적인 청각 발달은 언어ㆍ인지 능력 발달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청각은 담당하는 대뇌의 청각피질 영역은 소리 자극에 의존해 발달한다.

출생 후 2~3년 이내 청각 피질 영역이 대부분 발달한다. 이 때문에 이 시기에 적절히 소리 자극을 통해 대뇌를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태어나면서 난청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난청을 발견해 보청기/인공 와우 등 청각 재활 치료를 조기에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녀의 언어ㆍ학습 발달뿐만 아니라 사회ㆍ정서적 발달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근 의학 발전으로 전혀 듣지 못하는 양측 심도 난청 어린이도 인공 와우 수술로 들을 수 있고 언어 발달도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미국영유아청각협회와 WHO는 신생아 난청과 관련해 ‘1-3-6 원칙’을 제시했다. (1) 생후 1개월 이내 신생아 청각 선별 검사를 시행하고 어느 귀라도 재검(refer) 결과가 나왔다면 (2) 생후 3개월 이내 난청을 확진하기 위해 청성 뇌간 유발 반응 검사 같은 정밀 청력 검사를 시행한다.

최종 난청으로 진단되면 (3) 생후 6개월 이내 보청기ㆍ언어 검사/치료 등 청각 재활 치료를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생후 6개월 이내 난청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러 연구 결과, 6개월 이내 난청 치료를 시작하면 언어 발달 예후가 좋다. 실제로 난청을 늦게 발견해 치료가 늦어질수록 뇌가 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재활 치료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가 배우는 것의 90%는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영향을 받는다. 난청을 방치하면 듣지 못하는 문제를 넘어 성장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갓 태어났을 때나 영ㆍ유아 시기에 자녀의 난청을 의심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난청 어린이는 옹알이가 늦고 말이 느리다. 부모가 자녀의 이런 증상을 생후 12개월 이후에 자각하는데, 그러면 이미 중요한 청각 재활 시기를 놓치게 된다.

따라서 어린 자녀가 청력이 뒤처지면 난청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갓난 아기는 청력 검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어느 연령이든지 청력 검사가 가능하다.

특히 갓 태어난 자녀의 경우 자동화된 뇌간 유발 전위 검사ㆍ유발 이음향 방사 검사 등을 통해 짧은 시간 내에 난청을 알아낼 수 있기에 선별 검사를 꼭 받기를 권한다.

[영ㆍ유아의 청력 정도]

△4개월일 때 청력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놀란다.

-조용한 방에서 자고 있다가 목소리나 소음이 들리면 깨어나 움직인다.

-울다가 엄마 목소리가 들리면 잠시 진정된다.

-엄마 목소리를 잘 인식한다.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4~8개월일 때 청력

-시야 밖에서 소리가 들리면 그쪽으로 고개와 눈동자를 돌린다.

-딸랑이 같은 소리 나는 장난감을 즐기기 시작한다.

-6개월쯤 되면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말을 걸면 옹알이를 한다.


△8~12개월일 때 청력

-아이 목소리가 높낮이를 가지기 시작한다.

-자기 이름을 부르거나 작은 소리에도 고개를 돌린다.

-노래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거나 노래에 맞춰 뛰거나 따라 부르는 시늉을 한다.


△12~16개월일 때 청력

-많은 단어를 이해하며 단어를 25개 정도 말하기 시작한다.


△18~24개월일 때 청력

-주변 사물 명칭을 말하며 모든 사물에 고유한 명칭이 있다는 걸 이해한다. 두 단어로 된 말을 하며 100~200단어 정도 알고 있다.


△24~36개월일 때 청력

-문장을 구사하며 200~400단어를 알고 있다.

문일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문일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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