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원장
전 세계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일명 K-방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방역의 핵심은 체온측정과 QR체크인 또는 수기장부기록을 통한 확진자와 접촉자의 조기파악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체온측정을 후 '정상입니다!' 라는 알림음을 듣는다. 그게 아니면 본인의 체온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상체온'이라는 용어는 엄밀히 알고 보면 틀린 말이다. 기초체온은 연령대마다 개인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면 '평균체온'이라는 말이 보다 정확한 개념이다. 혈압측정도 정상혈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혈압도 체온과 같이 연령대마다 개인마다 다 다르기 마련이다. 우리가 정상혈압으로 알고 있는 최고 120 최저 80의 혈압수치도 수많은 사람들의 혈압을 측정해 평균적으로 나온 수치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로 정상혈압이 아닌 평균혈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평균혈압은 개개인의 원래 다른 몸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개념이므로 이 수치에만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적정혈압은 개인에 따라 다르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높아지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평균체온을 반영한 '적정체온' 또한 연령대에 따라 다른데, 대개 영유아(3세미만) > 성인 > 노인 순으로 높다. 즉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의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면서 체온이 점점 낮게 나타난다. 대개 3세 이상부터 64세까지 성인의 경우 36.5도부터 약37도 전후까지를 적정체온으로 보고,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는 이보다 더 낮은 수치인 36도부터 36.5도까지를 적정체온으로 본다.
최근 코로나19 공포에 시달리다 보니 초기증상 중의 하나인 발열에만 집착해 "내 체온이 정상보다 높지 않을까"에만 신경이 곤두서 있기 마련이다. 평소 측정하던 내 체온이 혹 적정체온보다 낮지는 않은지? 사실 현대인들은 체온이 낮은 경우가 많다. 5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평균체온인 36.7도를 유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평균체온이 36.2도로 36.2도로 50년 전에 비해 0.5도 가량이나 낮아져 있다. 심한 경우에는 35도대의 사람들도 많이 있을 정도이다. 즉 대부분이 사람들이 요즘은 과거보다 '저체온'이라는 말이다.
현대인이 저체온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편리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생활습관 때문이다. 자연과 순응하여 살아가는 과거의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인체 스스로 체온조절하는 힘이 강했다. 즉 추워지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더운 날씨에는 스스로 체온을 낮추는 '조절과 항상성 유지'의 기능이 있었다.
반면 현대인은 냉장고가 발명되어 한여름에도 차가운 물을 쉴 새 없이 들이켜고 아이스크림, 아이스커피 등 차가운 음료를 달고 산다.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을 켜고 시원한 공간에서 생활한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난방이 잘된 사무실 자동차 안에서 겨울을 모르고 지내고 집에서는 여름옷같은 편한 실내복을 입기도 한다. 하우스작물의 등장으로 제철 과일의 개념이 실종된 것처럼 사계절이 없는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결국 저체온을 유발하고 이는 우리 몸에 알게 모르게 각종의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스스로 면역기능을 떨어트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나친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못한다는 말이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외부적인 자극이 없다면 스스로 면역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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