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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대신 철판 도시락…일상에 스며든 신한은행 ESG

입력
2021.09.26 15: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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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ESG 실천, 텀블러·수건 쓰는 임직원
ESG 우수 기업·청년 자영업자엔 금리 우대
여성 리더도 앞장서 배출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신한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을 'ESG 실천 빌딩'으로 지정하면서 도시락 용기를 플라스틱에서 철판으로 바꿨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을 'ESG 실천 빌딩'으로 지정하면서 도시락 용기를 플라스틱에서 철판으로 바꿨다. 신한은행 제공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의 점심 풍경은 여느 회사와 다르다. 코로나19로 문을 닫기 전 20층 구내식당은 점심시간마다 임직원 600~700명이 찾아 인산인해였다. 이젠 사람 대신 보온 가방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각 부서별 밥 당번이 나르는 보온 가방 안엔 철판 도시락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이 가방과 철판 도시락은 점심 식사 후 식당으로 돌아와 이튿날 점심을 기다린다.

본점 임직원은 코로나19가 터진 지난해부터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점심 도시락을 플라스틱 용기로 제공받았다. 식사 후 쓸모가 없어진 플라스틱은 모두 버려졌다. 하지만 도시락 용기가 철판으로 바뀌자 환경오염 주범인 폐플라스틱 배출량은 사실상 '제로'가 됐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12일 은행 내 모든 공간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빌딩'으로 지정하면서 일으킨 변화다.

"ESG는 거창한 과제 아닌 일상 속 작은 실천"

신한은행이 ESG 실천 빌딩을 선언한 뒤, 40여 일 동안 ESG는 점점 임직원 삶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ESG가 거창한 과제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이라고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대리, 사원 등 2030세대 직원이 주로 사용하던 텀블러는 4050세대 임원, 부장까지 포함한 전 직원의 '필수템'으로 등극했다. 화장실 세면대 옆 손 닦는 휴지는 사라졌다. 대신 직원들은 개인 손수건을 매일 챙긴다. 종이컵, 종이 휴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각 영업점은 고객 사은품을 친환경 장바구니, 공기 정화 식물 등 친환경 제품으로 싹 바꿨다.

신한은행은 올해 8월 12일 서울 중구 본점을 비롯해 은행 내 모든 공간을 'ESG 실천 빌딩'으로 지정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올해 8월 12일 서울 중구 본점을 비롯해 은행 내 모든 공간을 'ESG 실천 빌딩'으로 지정했다. 신한은행 제공

한 신한은행 직원은 "ESG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동료 직원 모두 생각하게 됐다"며 "나부터 환경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회사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환경 보호는 은행 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2030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 1,370대를 전기차,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교체할 계획을 세웠다. 환경부가 주관한 '2030 무공해차 전환 100 선언'에 동참하면서다.

친환경차 전용 대출 상품인 '신한 그린카 대출' 대상도 지난 4월 기존 전기차에서 수소차, 하이브리드차까지 확대했다. 대출 한도와 기간은 각각 6,000만 원, 최장 10년이다. 전국 각 영업점엔 무공해차를 사용하는 직원,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ESG 선도한 착한 기업엔 싸게 대출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 무조건 받던 종이통장 역시 '나무통장 캠페인'을 통해 없애는 추세다. 종이를 적게 이용할수록 나무를 많이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해 10월 종이통장 없이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쏠(SOL) 인증 등으로 무통장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3월에는 'ESG 우수 상생지원 대출'도 출시했다. 대상은 신한은행이 자체 설정한 ESG 경영 기준을 통과한 대기업과 그 협력사로, 대출 금리를 0.2~0.3%포인트 깎아주고 있다. 재무적 요인을 주로 따졌던 대출 심사 과정에 ESG 공시 수준, 친환경 실천 노력 등 비재무적 요인을 반영한 게 특징이다.

진옥동(오른쪽) 신한은행장이 지난 여름방학 기간 동안 결식 아동에게 밀박스를 제공하는 협약식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진옥동(오른쪽) 신한은행장이 지난 여름방학 기간 동안 결식 아동에게 밀박스를 제공하는 협약식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ESG를 통한 '선한 영향력'을 환경뿐 아니라 사회 취약계층에도 끼치고 있다. 신한 소호사관학교가 대표적이다. 2018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16기까지 배출한 소호사관학교는 2030대 청년 자영업자에게 8주 동안 제공하는 컨설팅 프로그램이다.

창업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브랜딩 및 홍보 전략, 각종 금융지원 제도 등 정보를 족집게로 알려준다. 또 선배 창업가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우수 수료생에 대한 대출 금리 인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동행 프로젝트'로 소외받는 이웃을 향한 따듯한 관심과 행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진옥동 행장이 취임 이후 애착을 갖고 진행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두고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 1,000명에게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를 통해 삼계탕, 전복죽, 과일 등으로 구성된 신한 동행 밀박스를 보냈다.

환경 넘어 취약 계층으로…널리 퍼지는 선한 영향력

지난 7월엔 여름방학 기간 동안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250 가정에 밀박스를 4차례 보냈다.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아동에 대한 밀박스 지원은 앞으로 3년 동안 이어진다. 아울러 안산시 다문화가정 자녀 600명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3억 원을 후원하고 있다.

여성 리더를 키우기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신한은행은 2018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까지 18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여성 후배의 성장뿐 아니라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 지배 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난 8월 30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제1차 신한은행 ESG 경영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난 8월 30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제1차 신한은행 ESG 경영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이 같은 ESG 실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ESG 경영위원회를 가동하고 진 행장 주재로 1차 회의를 열었다. ESG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ESG 경영위원회는 앞으로 ESG 추진 계획, 사업그룹별 협업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진 행장은 "내 스스로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ESG의 첫걸음이고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며 "각 사업그룹별 ESG 방안을 스스로 찾아 실천하고 내재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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