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0%대' P2P 투자, 제도권 편입
MZ세대에 인기... 누적 투자액 11조원 달해
"원금보장 안 되는 고위험 상품 주의해야"
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자산 쌓기도 쉬워집니다.
#. 김모(30)씨는 1년 전부터 여윳돈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름과 얼굴만 모를 뿐이지, 스마트폰만 몇 번 터치하면 직종부터 연소득, 부채 수준, 카드사용 현황까지 알 수 있는 사람들이죠. 부실 위험이 낮아 보이는 사람을 골라 평균 5만 원씩 100여 명에게 투자한 결과, 김씨의 현재 누적 수익률은 세후 8.5%에 달합니다. 은행에 넣어 뒀다면 1%도 못 받았을 이자를 8배 넘게 챙긴 셈입니다.
'개인 간(P2P) 금융'이 정식으로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저금리 시대 쏠쏠한 투자처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1년간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지난달 27일부터 본격 시행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온투법)이 내건 여러 '안전장치' 덕분에 예전에는 우려되던 P2P금융의 '부실 폭탄' 위험성도 다소 줄었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힘든 부동산담보나 개인신용채권 등에 투자해 10%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는 'P2P 투자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MZ세대 열광하는 '쉽고 빠른 고수익 투자'... 누적 투자액 11조원
P2P금융 투자는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1금융권에 비해 부실 위험성이 높은 대신, 그만큼 수익률이 높죠. 은행권 대출 금리(평균 4~5%대)와 법정 최고금리(20%) 사이, 대략 10%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일종의 '틈새금융'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개인은 5,000원부터 최대 3,000만 원까지 투자가 가능해 접근성도 높은 편입니다.
쉽고 빠른 데다 적은 자본으로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최근에는 'MZ세대'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P2P금융 플랫폼 어니스트펀드에 따르면, 올해 4월 투자 고객 중 20대 비중이 31%에 달해 가장 투자가 활발한 30대(36%)와 거의 비슷했습니다. 2018년 9%에 불과했던 20대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겁니다.
이들의 투자에 힘입어 P2P금융은 점차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P2P금융 플랫폼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86개 조사대상 업체의 누적 대출액 합계는 11조4,374억 원에 달합니다. 물론 이 중에서 온투업에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는 32곳뿐이지만, 연체율과 부실률이 과도하게 높은 업체들이 걸러지면서 안전성은 높아졌습니다.
투자 대상은 크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 담보대출 △개인 신용대출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부동산 관련 대출채권은 규모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단위로 큰 편이고, 따라서 투자자 수도 많습니다.
P2P 업체마다 이색적으로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가령 대학생을 대상으로 등록금이나 생활비, 창업 자금을 빌려주는 곳, 의사·약사 등 의료인만 대상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곳,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업체 등이 있습니다.
쇼핑하듯 간단한 투자... "원금 손실 가능성 유의해야"
P2P투자 방식은 간단합니다. 회원가입 후 쇼핑몰 목록을 보듯 투자 상품 리스트를 꼼꼼히 훑어본 뒤, 마음에 드는 상품에 투자하면 됩니다. 각 투자상품 설명서에는 예상 수익률과 기간, 모집액 등 투자 정보가 자세히 적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주택담보 투자상품의 경우 주소와 면적, 감정가 등 기본 정보는 물론 차입자의 신용점수와 연소득, 타 금융권 대출잔액까지 볼 수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이나 토지대장까지도 열람이 가능합니다.
개인 신용대출 채권 상품은 대출자의 연소득부터 현직장 재직기간, 직무 경력, 부채 정보, 월평균 카드 사용현황 등을 제공하죠.
직접 투자 대상을 고르기 어려울 경우, 업체에 따라 자동투자 기능을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투자자가 원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채권 상품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이때 자신이 안정추구형인지, 균형투자형인지, 수익추구형인지에 따라 연 수익률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를 마치고 시간이 지나면, 각 상품의 상환 일정에 따라 가상계좌에 원금과 '세금을 뗀' 이자가 입금됩니다. 예전에는 P2P투자로 얻은 이자소득 세율이 27.5%나 됐지만, 제도화 이후 온투업 정식 등록 업체에는 이자소득세가 15.4%로 다른 일반 금융상품과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문제는 연체나 부실이 생겼을 때입니다. 개인과 개인을 연결한다는 P2P투자의 특성상 연체나 부실 발생 가능성은 높은 편입니다. 현재 온투업 등록 32개 업체 중 10% 넘는 연체율을 기록하는 곳도 4곳이나 됩니다.
특히 개인 신용대출은 대출자가 개인회생 등을 신청할 경우 이자는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담보대출이라도 추심을 거쳐 투자금을 받아내려면 길게는 수년이 걸리죠. 그래서 '몰빵'보다는 '소액 분산투자'가 권장됩니다.
금융당국도 P2P금융 이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P2P투자는 무엇보다 원금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손실이 나면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온투업 등록을 신청하지 않은 업체라면 폐업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식 온투업 등록 업체인지 확인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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