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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트럼프도 유엔 총회 단골 언급 주제는 ‘북한’

입력
2021.09.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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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유엔 총회 연설
트럼프, 유엔 연설서 '북한 김정은' 자주 언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섰다. 그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외교’를 강조했고, 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 견제론도 내비쳤다. 역대 미국 대통령도 유엔 총회 연설 자리에서 다양한 외교 의제를 던져왔다.

바이든: 북한과 진지한 외교 모색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에서 33분 동안 연설을 진행했다. 각 정상에게 주어진 15분의 연설 시간보다 두 배 넘게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 이어 총회 기간 두 번째 정상 연설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지난 1월 취임 후 유엔 다자회의 무대 공식 데뷔이기도 했다.

그는 북한 및 한반도 현안과 관련,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와 역내의 안정을 증진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약속의 실행가능한 계획을 향해 ‘구체적인 진전(concrete progress)’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을 집적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초점을 인도태평양 같은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며 “동맹과 우방을 옹호하고, 약자를 지배하려는 강대국의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난 8개월 동안 나는 우리 동맹 재건과 우방 재활성화를 우선순위로 뒀다”며 “우리는 국제사회 토론의 장, 특히 유엔 테이블에 다시 돌아왔다”라고도 했다.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우리는 끝없는 외교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라는 강조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다자무대 및 동맹 무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뒤집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전으로 새로운 바이든 식 외교를 열겠다는 의미였다.

이 같은 언급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유사한 틀을 유지하면서도 바이든 식 외교안보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김정은=로켓맨, ‘북한 완전 파괴’

한반도 외교 현안과 관련된 가장 화끈한 미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7년 연설이었다. 그는 대통령 당선 후 첫 유엔 무대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로켓맨이 자신과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당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미국의 무력 시위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던 시점이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강하게 반발했고 양측의 대립은 더 격렬해졌다.

그러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같은 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된 뒤 트럼프 대통령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같은 해 유엔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실행에 옮긴 조치에 감사를 표한다”라고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막을 내린 뒤에도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선택을 설득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김 위원장에게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를 실현하려면 비핵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자신의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화상 연설로 이뤄졌고 여기서는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 9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밀레니엄개발목표(MDG) 정상급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신화통신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 9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밀레니엄개발목표(MDG) 정상급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신화통신 연합뉴스


오바마ㆍ부시: 북한 언급 비중 낮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2009년 취임 후 첫 유엔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사회를 위험한 비탈로 끌어내리려 위협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2010년에는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아직 취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도발적인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북핵 협상에 진전이 없던 2012~2014년에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아예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2016년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선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비판했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을 시리아, 이란 등과 함께 ‘야만 정권’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비해 두 대통령의 유엔 연설 북한 관련 언급은 미미한 편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문제는 단 두 문장의 발언이었을 뿐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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