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존슨 영국 총리 만나 "백신 교환 기쁘다"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는 '원전 협력' 논의
제76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갖고 백신 교환을 포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위드 코로나' 정책을 선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영국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文-존슨, 100일 만 정상회담... "백신 교환 기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유엔대표부 양자회담장에서 존슨 총리와 만나 코로나19 대응, 양자 실질 협력, 한반도 및 지역 정세 등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영국 콘월 주요 7개국(G7) 계기 회담에 이어 100일 만에 개최됐으며, 영국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두 정상은 먼저 양국의 코로나19 백신 교환을 예고했다. 존슨 총리는 "한국과 영국 간에 백신 교환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백신 교환은 한국과 영국의 우호 관계를 잘 보여 주는 사례로, 백신 교환을 계기로 한영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국이 교환할 백신의 종류와 규모, 교환 시기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미국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백신 교환에 있어 양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 같다"고 전했다.
"英 '위드 코로나' 흥미롭게 봐"... "한국도 훌륭히 대응"
문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영국의 '위드 코로나'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백신 선배 국가로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영국은 매일 수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마스크 착용을 선택 사항으로 두고 대규모 축구장 입장을 허용하는 등 위드 코로나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구체적인 조언을 주는 대신 "한국이 코로나19에 훌륭하게 대응하고 있고, 백신 접종을 효과적으로 하면서 잘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미국·영국·호주의 3자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 발족도 화두에 올렸다. 존슨 총리는 "역내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역내 평화·번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오커스는 인도·태평양의 안보 협력 강화와 정보기술 공유 심화를 위한 협력체로,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을 첫 구상으로 제시했다.
슬로베니아 대통령 만나선 '원전 세일'
문 대통령은 이날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중동부 유럽 물류 거점인 슬로베니아는 교역과 투자 확대 잠재력이 충분한 나라"라며 "코페르 항을 통한 운송을 통해 우리 기업의 물류 효율성이 향상되고 현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호르 대통령은 "한국은 동북아 역내에서 중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선 원전 사업 협력도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이어 슬로베니아가 추진 중인 신규 원전 건설사업 등과 관련해 "우수한 한국 기업이 참여해 양국 원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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