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유통되는 만화인 '인스타툰'의 인기 비결은 공감이다. 게시물 당 최대 10장까지 올릴 수 있는 인스타그램 특성상 보통 8~10컷 이내의 짧은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분량의 한계로 거창한 소재보다는 집, 학교, 일터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된 소재다. 그래서 일상툰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처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연휴다. 추석 명절 오가는 차 안에서, 혹은 집에서 보면 좋을 인스타툰을 소개한다. 형식이 간소하다고 얕보지 마시라. 짧은 컷 안에 재미, 감동,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일상 철학자'들의 통찰력이 가득하니.
키크니(@keykney)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가 독자들의 사연을 만화로 그려준다. 팔로워 62만 명이 신청한 이야기로 채워지는 '키크니의 사연을 그려드립니닷!'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을 보다 보면, 웃다 울다 시간이 '순삭'이다. 여러 인생을 간접 경험하며 내 삶의 반경이 협소함을 깨닫게 되는 것은 덤. 키크니가 상호명, 애칭 등을 지어주는 '키크니 작명소'도 추천한다. 작가의 재치와 기발함에 '빵' 터지게 될 것이다.
감자(@g_zaing)
30대 기혼 여성인 감자가 강원도 산골에 살며 그리는 인스타툰. 스스로 '잔잔바리 만화' '짤막 만화'라고 부를 만큼 소소한 일상을 담는다. 초보 운전자로서의 애환, 남편과의 결혼 생활, 반려 동물과의 산책이 최근의 주요 소재다. 퇴사 전에는 주로 회사, 그 중에서도 '소기업' 직장인으로서의 경험을 그렸다. 단행본 '직장인 감자(더오리진 발행)', '퇴사하기 좋은 날(42미디어콘텐츠 발행)'로도 볼 수 있다.
계란맨 소식지(@gyeranman)
재생종이 위에 검은색 선으로 그려진 인스타툰이 흑백 사진 같은 느낌을 준다. 형식처럼 내용도 저자극, 순한 맛으로 담백하다. 대학원을 다니고, 당근마켓을 하고, 미용실을 가고, 친구들과 밥을 먹는 일상에서 길어 올린 작가의 단상이 담겨 있다. 사람에 질릴 때도 있지만 이내 주변 사람들의 다정함에 대해 그리는, 세상을 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묻어난다.
까꿍TOON(@sally07065)
2000년생 대학생인 작가가 그리는 유쾌한 일상툰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경험을 만화로 풀어낸다. 인생샷 촬영에 번번이 실패하는 친구들, 황당한 일들로 가득한 '알바'의 세계, 첫 내시경 검사의 공포, 원격강의에 익숙해지자 갑자기 치러지는 대면시험... 까꿍툰은 단행본 '내향적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사람(김영사 발행)'으로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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